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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건 · 최신순

벤치 두 개와 낮은 겨울 해
빈 벤치 위로 마지막 볕이 내려앉는 장면을 보며, 손끝부터 데워지는 순간을 적었다.
배진경 · 2026. 04. 20

나무 위로 별이 남은 밤
검은 나무 능선 위로 별이 흩어진 밤하늘을 오래 바라보며 어깨의 힘을 푸는 시간.
배진경 · 2026. 04. 18

뜨개바늘 끝에서 하루가 풀린다
뜨개바늘을 쥔 손이 저 혼자 움직이는 동안, 머리는 잠시 일을 놓고 쉰다.
배진경 · 2026. 04. 17

촛불 곁에 놓인 첫 숟갈
흐린 등불 아래 놓인 작은 그릇과 숟가락 하나가 저녁이 흐르는 빠르기를 다시 정한다.
배진경 · 2026. 04. 15

밀가루 덮인 반죽 네 덩이
화덕 앞 철판 위에서 부풀기를 기다리는 반죽을 보며 호흡을 늦춰 보는 일요일의 짧은 기록.
배진경 · 2026. 04. 12

잉크병 옆에서 접는 편지지
크라프트지와 잉크병이 놓인 책상에서, 부치지 않을 한 줄을 적어 보는 오후.
배진경 · 2026. 04. 09

창에 맺힌 물방울 하나
초점이 유리에 걸리는 순간 어깨가 내려가고 호흡이 한 박자 길어진다.
배진경 · 2026. 04. 08

김이 오르는 웅덩이 곁에서
들판의 온천 웅덩이에서 피어오르는 김을 보며, 어깨를 물에 맡기는 짧은 시간을 떠올린다.
배진경 · 2026. 04. 01

모래에 닿는 잔물결 한 줄
젖은 모래 위로 낮게 밀려드는 물결 한 줄을 보며 호흡을 하나씩 맞춰 보는 시간.
배진경 · 2026. 03. 29

안개 낀 숲길을 걷다
안개가 길 끝을 지운 아침, 발밑 한 걸음만 남은 숲길에서 조바심이 잠시 풀린다.
배진경 · 2026. 03. 23

나무 둘레를 한 바퀴
사방으로 뻗은 가지 아래 서면 숨이 저절로 길어지고, 서두르던 마음이 갈 곳을 잃는다.
배진경 · 2026. 03. 21

흔들리는 촛불 세 자루
낡은 벽 아래 놓인 초 세 자루의 불꽃이 흔들리는 동안, 방 안의 시간은 조금 느려진다.
배진경 · 2026. 03. 19

흰 헤드폰을 쓴 채 눈을 감으면
눈을 감고 소리를 하나씩 세어 보는 동안 어깨가 저절로 내려앉는 오후에 관하여.
배진경 · 2026. 03. 18

세 번째 칸에 앉아 보기
오르기 전에 한 칸에 앉아 숨이 길어질 때까지 기다려 보는, 삼 분짜리 쉼에 관하여.
배진경 · 2026. 03. 13

눈 덮인 길에 남은 발자국
잎을 다 내려놓은 나무들 사이, 얇게 눈이 덮인 길에서 걸음 소리를 들어보는 시간.
배진경 · 2026. 03. 10

강가에 멈춰 선 자전거
강물이 금빛으로 흔들리는 저녁, 자전거를 세우고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에 대하여.
배진경 · 2026. 03. 08

물가에 놓인 나무 벤치 하나
안개 걷히는 호숫가의 빈 벤치를 바라보며 잠시 숨을 늦춰 보는 이른 아침의 짧은 기록.
배진경 · 2026. 03. 05

안개가 나무를 지운 아침
옥수숫대 밭 위로 안개가 깔린 아침, 초점을 놓아 버리자 어깨와 턱이 함께 느슨해졌다.
배진경 · 2026. 03. 04

전지가위가 잠시 멈춘 가지 끝
가위 날이 가지에 닿기 직전, 손이 잠깐 멈추는 그 짧은 사이에 관한 이야기.
배진경 · 2026. 02. 26

첫 숟갈을 늦추는 저녁
그릇 하나만 겨우 밝히는 저녁 불빛 아래, 첫 숟갈을 조금 늦추는 것으로 하루가 천천히 닫힌다.
배진경 · 2026. 02. 24

흐트러진 이불과 창밖 능선
흐린 하늘이 걸린 창가에서, 일어서기 전 누운 채로 팔을 길게 뻗어 보는 짧은 한 동작에 관하여.
배진경 · 2026. 02. 23

겨울 벤치에 내려앉은 늦볕
빈 벤치 두 개와 낮은 해가 놓인 겨울 언덕에서, 볕이 닿는 동안 잠시 서 있어 보는 이야기.
배진경 · 2026. 02. 19

빈 의자 사이로 난 통로
사람이 빠져나간 성당에서 나무 의자들이 조용히 빛을 마주하고 있는 오후의 한 장면
배진경 · 2026. 02. 18

밀가루 위에 놓인 반죽 넷
화덕 앞 철판 위 반죽 네 덩이가 부풀기를 기다리는 동안, 숨 한 번이 길어진다.
배진경 · 2026. 02. 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