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분 가장자리를 넘어 두 쌍의 손이 흙을 받쳐 들었다. 굵은 알갱이가 뭉쳤다 부서지며 손바닥 오목한 곳에 얕은 산을 이루고, 손목에 묶인 붉은 실이 검은 흙빛과 부딪쳐 유난히 선명하다. 젖은 흙에 흐린 빛이 스며 반쯤 마른 낮의 온도가 느껴진다.
이런 장면을 오래 보고 있으면 손가락이 저절로 조금 벌어진다. 어깨가 귀에서 멀어지고, 눈의 초점이 사진 한가운데로 천천히 내려앉는다. 숨은 아마 조금 길어졌을 것이다.
손이 하루 종일 매끄러운 것만 만졌다는 사실이 그제야 떠오른다. 화면, 손잡이, 키보드. 거칠고 축축한 것을 만질 기회가 없던 마음은 어딘가 뻣뻣해져 있다.
창가 화분이든 마당 한켠이든, 장갑을 벗고 흙에 손을 삼 분쯤 담가 보는 것도 괜찮다. 쥐었다 펴며 알갱이가 손금 사이로 빠져나가는 결을 따라가면 어떨까. 물을 조금 뿌려 색이 짙어지는 것을 지켜보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씻어낸 뒤에도 손톱 밑에 남은 검은 선 하나가 저녁까지 따라온다.
리커버리 기자 · Breath.Socia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