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판 위에 반죽 네 덩이가 흩어져 있다. 표면에 뿌린 밀가루가 뽀얗게 내려앉아 손자국과 칼집이 얕은 그림자로 남았다. 안쪽 화덕에서 번지는 주황색 불빛이 반죽 가장자리를 데우고, 그 너머는 어둡다. 아직 굽히기 전, 오븐 문이 열린 짧은 사이의 장면이다.
이런 장면을 마주하면 몸이 알아서 늦어진다. 코가 열리고, 들이쉬는 숨이 평소보다 조금 길어진다. 어깨가 귀에서 멀어지고 손끝의 힘이 풀린다. 눈은 어느 한 덩이에 머물다가 초점을 잃고 화면 전체로 퍼진다.
서두름이 잠시 갈 곳을 잃는다. 반죽은 재촉한다고 빨리 부풀지 않고, 지켜보는 쪽도 그걸 안다. 그래서 기다리는 동안만큼은 뭘 더 해야 한다는 생각이 조용해진다.
지금 있는 곳에서 냄새 하나를 골라 보면 어떨까. 부엌이 아니어도 좋다. 커피든 종이든 창밖 공기든, 그 냄새를 따라가듯 천천히 들이쉬고 절반의 속력으로 내쉬어 보는 것도 괜찮다. 세 번이면 충분하다.
구워지는 것들은 언제나 저 혼자, 저의 시간을 쓴다.
리커버리 기자 · Breath.Socia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