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스저널 The Breath Journal

배우 여섯이 자기 시간을 꺼내놓는 자리

루츠·입력 2026. 08. 28. 오전 7:00:00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액터스 하우스 라인업 공개
배우 여섯이 자기 시간을 꺼내놓을 무대, 영화의전당의 밤
배우 여섯이 자기 시간을 꺼내놓을 무대, 영화의전당의 밤 / 사진 권필이 · 부산관광아카이브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액터스 하우스'에 참여할 배우 여섯 명을 공개했다. 김고은, 김민하, 류승룡, 신민아, 이민호, 주지훈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각자의 필모그래피와 연기에 대한 생각을 관객과 나눌 예정이다. 개막을 마흔 날 앞두고 나온, 올해 영화제의 첫 대형 라인업이다.

액터스 하우스는 2021년에 신설됐다. 무대에 오르는 것은 신작도 트로피도 아니고 배우 자신이다. 조명은 낮고, 의자와 마이크만 서 있는 지점에서 배우는 자기가 통과해온 시간을 문장으로 옮겨야 한다. 스타의 무대가 아니라 고백의 자리라는 말은 그래서 과장이 아니다.

여섯 사람의 이름을 나란히 놓으면 한국 배우들이 지나온 경로가 겹쳐 보인다. 스크린에서 출발한 배우와 텔레비전에서 얼굴을 알린 배우, 조연의 긴 시간을 지나 중심으로 옮겨온 배우가 한 프로그램 안에 모였다. 세대도 출발점도 다르지만, 카메라 앞에서 반복해온 노동의 시간이라는 점에서는 같다.

영화제가 이런 프로그램을 시그니처로 분류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상영은 완성된 결과물을 보여주지만, 액터스 하우스는 그 결과물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사람의 목소리로 되돌린다. 필름이 아닌 기억이 상영되는 이야기다.

다만 배우 한 사람 한 사람의 진행 일정과 장소, 관객이 어떤 방식으로 자리를 얻게 되는지는 발표 전이다. 영화제 집행위원회는 9월 1일 초청작 전체 라인업을 공개한다.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얼개도 그 무렵 함께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영화제는 10월 6일 화요일부터 15일 목요일까지 열흘간 이어진다. 주요 상영관은 부산 영화의전당이다. 바다에서 올라온 습기와 늦가을 저녁의 찬 공기가 섞이는 그 시기의 해운대를, 영화제를 여러 번 겪어본 관객이라면 몸으로 기억할 것이다.

보존과 활용 사이의 긴장은 이런 프로그램에도 있다. 배우의 시간을 아카이브로 남기려는 의도와, 그 시간을 하루짜리 이벤트로 소비하려는 힘은 늘 같은 무대 위에 있다. 어느 쪽이 이기는지는 결국 객석이 어떤 질문을 던지느냐에 달려 있다.

9월 1일, 초청작 목록과 함께 여섯 사람의 날짜가 붙는다. 그때 달력에 표시해야 할 것은 개막식이 아닌 자신이 오래 지켜본 배우가 마이크 앞에 앉는 하루다. 영화의전당의 낮은 조명 아래, 스크린이 꺼진 뒤에야 시작되는 이야기가 있다.

루츠 기자 · Breath.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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