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스저널 The Breath Journal

15만 AI 직원, 계정 회수는 누가 하나

미디어·입력 2026. 08. 27. 오후 9:00:00
도입 속도는 빨라졌는데 권한 관리 체계는 뒤에 남았다
자리를 비우지 않는 AI 인력, 권한 회수 절차는 아직 비어 있다
자리를 비우지 않는 AI 인력, 권한 회수 절차는 아직 비어 있다 / ⓒ 브레스저널

기업이 업무에 투입하는 AI 에이전트의 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 한 기업의 AI 에이전트 규모가 15만 명(개) 수준으로 제시됐고, 델은 기업이 에이전트를 수천 개 단위로 사용하는 시대가 왔다며 일하는 방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같은 시기에 권한을 보유한 채 방치된 '좀비 에이전트'가 보안 리스크로 제기됐고, 소만사는 '섀도우 AI 에이전트'를 통제하고 자산으로 관리하는 AIDR 솔루션을 내놨다. 도입 러시와 통제 부재가 나란히 드러난 것이다.

AI 에이전트는 사람이 지시할 때마다 답하는 챗봇과 달리, 목표를 받으면 스스로 절차를 나눠 실행까지 마치는 소프트웨어다. 실행을 하려면 권한이 필요하다. 사내 시스템에 접속하고, 문서를 읽고, 결재 흐름에 끼어들 계정이 있어야 한다. 사람 직원 한 명을 뽑을 때 발급하는 계정을, 이제는 수천 개 단위로 찍어내고 있는 셈이다.

도입은 이미 기업 운영의 중심부로 들어와 있다. SK AX는 SAP와 협력해 ERP를 포함한 기업 운영 전반에 적용하는 기업용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추진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협력 대상은 SAP의 AI 에이전트 자율 운영 환경인 'SAP 오토노머스 스위트'이며, 목표는 반복 업무 자동화와 의사결정·업무 처리 속도 향상이다.

ERP는 재무·구매·인사·재고를 한 시스템에서 다루는 기업의 기간계 소프트웨어다. 에이전트가 여기에 손을 대면, 권한의 무게도 그만큼 무거워진다.

규모가 늘어난 흔적은 네트워크에서도 잡힌다. AI 에이전트로 인한 인터넷 트래픽이 1700% 증가했다는 수치가 제시됐다. 사람이 브라우저를 열어 만드는 트래픽이 아니라, 소프트웨어가 사람 없이 만들어내는 요청이 그만큼 불어났다는 뜻이다. 다만 이 증가율의 비교 기준 기간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문제는 회수다. 사람 직원은 퇴사하면 인사팀이 계정을 잠그고 사원증을 반납받는다. AI 에이전트에는 퇴사가 없다.

만들어진 계정은 많고 거둬들인 계정은 적다
만들어진 계정은 많고 거둬들인 계정은 적다 / ⓒ 브레스저널

어떤 부서가 시험 삼아 만들고 프로젝트가 끝난 뒤 잊어버린 에이전트도, 발급받은 권한은 그대로 살아 있다. '좀비 에이전트'라는 표현이 나온 자리가 여기다.

여기에 '섀도우 AI 에이전트'라는 층이 하나 더 있다. 회사가 파악하지 못한 채 현업에서 만들어 쓰는 에이전트를 가리키는 말로, 소만사가 내놓은 AIDR 솔루션이 겨냥하는 대상이기도 하다. 통제와 자산 관리를 함께 붙였다는 점이 눈에 띈다. 무엇이 몇 개나 돌고 있는지를 목록으로 만드는 일이 통제의 첫 단계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조직의 모양도 따라 움직이는 중이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사람과 AI 에이전트가 함께 일하는 'AI 에이전트 공존형 조직'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런데 공존을 말하려면 인사 관리의 절반인 '내보내기'도 설계돼 있어야 한다. 지금 갖춰진 것은 채용에 해당하는 절반뿐이다.

수치는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 델의 '수천 개'와 '15만 명(개)'은 집계 대상과 기준 시점이 달라 같은 지표로 묶기 어렵다. 그럼에도 방향은 한쪽이다. 관리 대상이 사람 수를 넘어서는 구간에 이미 들어섰다.

결국 이 변화는 어느 부서의 일인지부터 다시 정한다. 지금까지 계정 발급과 회수는 IT와 인사가 나눠 맡았지만, 스스로 판단해 움직이는 계정이 수천 개로 늘어나면 두 부서 어디에도 딱 들어맞지 않는다. 에이전트를 도입하는 조직이 다음에 마주할 질문은 성능이 아니라 명부다. 몇 개가 무슨 권한으로 어디에 접속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중 몇 개를 오늘 끌 수 있는지.

미디어 기자 · Breath.T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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