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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 246편, 10월 6일 화요일 개막

김범수·입력 2026. 09. 01. 오후 12:40:00
A-리스트 등극과 2019년 이후 최대 규모, 개막작은 김종관의 「낮과 밤은 서로에게」
246편의 목록이 도착한 저녁, 영화의전당
246편의 목록이 도착한 저녁, 영화의전당 / 사진 정을호 · 부산관광아카이브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59개국 246편을 공식 초청했다. 올해 영화제의 개최 계획과 초청작 목록은 9월 1일 오전 집행위원회가 영화의전당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공개됐다. 공식 초청작 246편은 2019년 이후 가장 큰 규모이고, 실제 상영은 315편으로 짜였다. 영화제는 10월 6일 화요일 개막해 15일 목요일까지 열흘간 이어진다.

올해 부산은 국제영화제작자연맹이 정한 최상위 등급 'A-리스트' 영화제 17곳에 새로 포함됐다. 토론토국제영화제가 함께 들어갔다.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도 3월에 부산을 명단에 올렸다.

국가별 공식 출품작과 별개로 최고상 수상작에 국제장편영화상 출품 자격을 주는 영화제 여섯 곳이고, 칸과 베를린, 베니스, 선댄스, 토론토가 함께 있다. 경쟁부문 최고상인 '부산 어워드-대상'을 받은 작품이 그 통로를 쓰게 된다.

등급표 자체가 관객의 하루를 바꾸지는 않는다. 부산에서 상을 받은 아시아 영화가 미국 아카데미의 문턱까지 제 힘으로 갈 수 있게 됐다는 뜻은 된다. 그 통로가 실제로 열리는지는 올해 경쟁부문 심사 결과에서 처음 확인된다.

박광수 이사장은 기자회견에서 "4대 영화제, 5대 영화제라는 얘기는 그전에도 언론에 나왔지만 전 세계 영화제로부터 공식적으로 평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산이 6대 영화제로 불리든 17대 영화제로 불리든 부족한 점과 풀어야 할 문제가 많다면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로서 독창적인 길을 어떻게 걸을지가 계속되는 고민이라고 덧붙였다.

일정표에도 손을 댔다. 수요일 개막이라는 오랜 관행을 깨고 하루 당겨 화요일에 문을 연다. 개막 뒤 첫 주말까지 관람할 수 있는 기간을 하루 더 확보하려는 뜻이다. 관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나흘은 하루 상영 회차를 4회에서 5회로 늘린다.

열흘이라는 총량은 그대로 두고 그 안의 밀도를 높이는 선택이다. 하루를 당기고 회차를 늘린 조정에는 작품 목록보다 관객의 동선을 따져본 흔적이 배어 있다. 영화제의 몸집이 커질수록 열흘 안에 몇 번 틀 수 있느냐가 실질적인 한계로 남는다.

개막작은 김종관 감독의 「낮과 밤은 서로에게」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사이 한 카페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이고, 김민하가 주연을 맡았다. 정한석 집행위원장은 영화제가 그동안 개막작을 두고 "지나친 강박"을 가져왔다고 했다.

개막식에 온 관객이 다 함께 즐길 만한 작품을 고르자는 것이 이번 결론이었다는 설명이다. 좁은 공간을 다루는 연출력과 젊은 배우 여덟 명이 함께 나오는 배역 구성을 장점으로 들었다.

지난해 신설된 경쟁부문은 두 번째 해를 맞아 14편이 확정됐다. 이아현 감독이 데뷔작 '그날의 태주'로 이름을 올렸고, 김정훈 감독의 장르영화 '면도'와 애니메이션 '긴긴밤'도 한국 몫으로 들어갔다. 이란의 마지드 마지디 감독은 신작 '빵과 책'을, 중국의 구유 감독은 3부작을 닫는 '처음 만난 외로움'을 들고 온다. 일본에서는 히로세 나나코 감독의 '비트윈 투 러버스'와 오키타 슈이치 감독의 '사토코는 언제나'가 초청됐다.

상영관 한 곳에서 시작해 도시 전체로 번지는 프로그램의 지도
상영관 한 곳에서 시작해 도시 전체로 번지는 프로그램의 지도 / 사진 김민근 · 부산관광아카이브

정한석 집행위원장은 경쟁부문 구성을 두고 월드 프리미어에 강박을 갖고 있지 않으며 좋은 작품이면 초청한다는 것이 취지라고 설명했다. 신인 감독의 첫 장편과 거장의 신작을 한 부문에 섞어 놓은 배치도 그 설명을 뒷받침한다. 독립·신인을 다루는 비전 섹션은 한국 12편과 아시아 12편을 합쳐 24편으로 짜였다.

올해 목록에서 두드러지는 흐름은 애니메이션이다. 지난해 중국과 일본의 연간 흥행 1위는 모두 애니메이션이 가져갔고, 한국 문화를 다룬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세계적으로 흥행한 일도 같은 시기에 나왔다. 영화제는 이 흐름을 받아 일본 애니메이션 특별전을 장단편 13편으로 꾸렸다. 극장용 오리지널로 범위를 좁히면서 미야자키 하야오와 다카하타 이사오의 작품은 빼되, 두 사람에게 영향을 준 작품은 남겼다.

미드나잇 패션에는 밤을 새워 각국 작품을 연달아 보는 '올나잇 애니메이션'이 생긴다. 두 거장을 빼고 그들에게 영향을 준 작품을 넣은 편성은 회고전의 문법을 뒤집는다. 완성된 결과 대신 그 결과를 만든 조건을 보여주겠다는 기획이다.

세계적 감독의 신작을 모으는 아이콘 섹션은 지난해 33편에서 36편으로 늘어 역대 최대가 됐다. 올해 칸 수상작만 15편이 걸린다. 크리스티안 문주 감독의 '피오르'가 그중 황금종려상 수상작이고, 안드레이 즈뱌긴체프 감독의 '미노타우로스'는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일커 차탁 감독의 '옐로우 레터'는 베를린에서 황금곰상을 가져갔고, 이창동 감독의 '가능한 사랑'은 베니스 황금사자상 후보에 올랐던 작품이다.

부산을 찾는 얼굴도 두껍다. 양자경은 15년 만에 부산에 온다. 아시아 배우로는 처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그가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자벨 위페르와 인도네시아 배우 크리스틴 하킴도 방문객 명단에 있다.

매기 질렌할의 첫 방한도 예정돼 있는데, 마릴린 먼로 탄생 100주년에 맞춰 만든 단편 '플레시 임팩트'가 그와 함께 온다. 린타로 감독이 한국 영화제에 서는 것은 17년 만이고, 그가 들고 오는 작품은 대표작 '메트로폴리스'다. 여성 영화인에게 주는 까멜리아상은 홍콩 허안화 감독 몫이 됐다.

관객과 직접 만나는 무대도 따로 있다. 김지운 감독과 배우 판빙빙, 촬영감독 홍경표는 까르뜨 블랑슈에서 각자 고른 인생작을 관객과 함께 본다. 액터스 하우스 무대에는 배우 여섯 명이 오른다. 김고은과 김민하, 류승룡, 신민아, 이민호, 주지훈이 자기가 지나온 작품과 연기론을 풀어놓는다.

상영은 영화의전당 바깥으로도 번진다. 포럼 비프는 '동시대 영화의 가능성을 말하다'를 화두로 10월 8일부터 나흘간 영상산업센터에서 열려 인공지능 시대의 창작과 영화 정책을 다룬다. 커뮤니티비프는 아홉 번째 해를 맞았다.

관객이 상영작을 직접 제안하는 리퀘스트시네마에 역대 가장 많은 92건이 들어와 18개 프로그램으로 묶였다. 동네방네비프의 상영 공간은 부산을 벗어나 양산과 서울로도 늘어난다.

상영시간표는 9월 11일 나온다. 개·폐막식과 오픈 시네마, 액터스 하우스 표는 17일 오후에 풀리고, 일반 상영작과 마스터클래스 예매는 나흘 뒤인 21일 오후에 시작된다. 목록이 확정된 지금부터 관객이 할 일은 246편 가운데 자기 열흘을 고르는 것이다. 영화의전당 지붕 아래 좌석은 물론 골목과 해변, 주택가의 임시 스크린까지 날짜가 붙었다.

김범수 기자 · Breath.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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