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스저널 The Breath Journal

도시가 극장이 되는 열흘, 부산은 이미 불을 켰다

루츠·입력 2026. 08. 26. 오후 10:00:00
개막작부터 온 스크린·비전까지, 9월 1일 전체 공개를 앞둔 제31회 BIFF의 얼개
개막까지 남은 시간, 부산의 스크린은 먼저 불을 켠다
개막까지 남은 시간, 부산의 스크린은 먼저 불을 켠다 / ⓒ 브레스저널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2026년 10월 6일부터 15일까지 열흘간 열린다. 개막일인 10월 6일은 화요일로 표기돼 있고, 개막작은 김종관 감독의 신작 '낮과 밤은 서로에게'가 선정된 것으로 파악된다. 주요 상영관은 영화의전당을 중심으로 꾸려진다는 관측이 있으나, 상영관 수와 전체 초청작 편수 같은 규모 지표는 아직 어느 자료에서도 확인되지 않았다.

지금은 라인업이 조각으로 흩어져 있는 시기다. 집행위원회는 2026년 9월 1일 초청작 전체를 공개하겠다고 밝혔고, 그 발표에는 '2026 CHANEL X BIFF 아시아영화아카데미'와 포럼비프, 커뮤니티비프, 동네방네비프의 세부 일정이 함께 담긴다. 올해로 21회째를 맞는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ACFM)의 계획도 같은 날 나온다. 개최 기간과 장소는 그날 이후에야 말할 수 있다.

이름부터 다르다. 커뮤니티비프와 동네방네비프는 영화의전당 바깥으로 걸어 나가는 프로그램이다. 스크린이 도시의 한 지점에 못 박혀 있지 않고 골목과 동네로 번져나간다는 뜻이며, 그 확산이 올해 부산의 성격을 읽는 첫 번째 단서다.

가장 먼저 윤곽이 잡힌 쪽은 시리즈다. '온 스크린' 섹션에는 총 3편이 공식 초청됐고, 그중 신민아가 출연한 '재혼황후'와 김민하가 출연한 '꿀알바'가 부산에서 처음 공개된다. 나머지 한 편의 제목은 요약 자료에 적히지 않아 확인되지 않았다. 스틸컷의 권리 표기를 보면 '재혼 황후'에는 2026년 디즈니 관련 표기가, '꿀알바'와 '푸른길'에는 넷플릭스 표기가 붙어 있는데, 이것만으로 섹션 소속과 배급 형태를 단정하기는 이르다.

독립영화 쪽은 숫자가 먼저 나왔다. '비전-한국'과 '비전-아시아'를 합쳐 한국·아시아 독립영화 23편이 공개됐다. '당신을 위한 것은 아닌'과 '모종의 탐정'은 2026 ACF 장편독립극영화 후반작업지원펀드와 관련된 작품으로 파악된다. 다만 23편이 한국과 아시아로 어떻게 나뉘는지, 그 내역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상영관 한 곳에서 시작해 도시 전체로 번지는 프로그램의 지도
상영관 한 곳에서 시작해 도시 전체로 번지는 프로그램의 지도 / ⓒ 브레스저널

극장 개봉 전에 부산을 먼저 거치는 작품도 눈에 띈다. 정성일이 주연을 맡은 스릴러 '사피엔스'는 한국영화의 오늘-스페셜 프리미어 섹션에 초청됐다. 사라진 재벌 3세 납치 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된 나도한을 둘러싼 이야기로 소개됐으나, 요약문이 중간에 끊겨 있어 줄거리 전체와 감독명, 개봉일은 확인되지 않았다. 김혜자가 출연한 '여전히 찬란하게'는 부산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 뒤 2026년 10월 극장 개봉을 예정하고 있다.

여기서 이 영화제가 놓인 자리가 드러난다. OTT 시리즈와 극장 개봉작이 같은 열흘 안에 나란히 걸리고, 어떤 작품에게 부산은 최종 목적지가 아니라 첫 관문이 된다. 극장의 어둠 속 첫 상영이라는 형식은 지켜지지만, 그 상영이 무엇을 위한 상영인지는 예전과 달라졌다. 이 긴장은 해소되지 않은 채 열흘 동안 객석에 함께 앉아 있을 것이다.

그 사이에 애도의 자리가 하나 놓인다. BIFF는 고 안성기를 기리는 특별기획전 '아름다운 시절, 안성기'를 연다. 그는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활동했고 영화제의 집행위원과 부집행위원장에 해당하는 직책을 맡았던 것으로 파악되며, 2026년 1월 5일 세상을 떠난 뒤 금관문화훈장으로 표기된 훈장을 추서받았다. 다만 훈격의 정확한 명칭과 추서 시점, 기획전 상영작 목록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류승룡, 조이현, 김재원, 신승호 같은 이름과 '최종면접'이라는 제목도 함께 거론됐으나, 각각이 어느 작품과 어느 섹션에 속하는지는 자료가 끊겨 매칭되지 않는다. 이런 공백이 남아 있다는 사실 자체가 지금이 어떤 시점인지를 말해준다. 9월 1일 이전의 라인업은 완성된 그림이 아니라 윤곽선이다.

그러니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달력에 두 날짜를 적어두는 것이다. 9월 1일에는 전체 초청작과 아시아영화아카데미·포럼비프·커뮤니티비프·동네방네비프의 일정, ACFM 계획이 한꺼번에 풀린다. 개막식 장소와 시간, 티켓 오픈 일정은 그때 함께 확인해야 한다. 10월 6일 화요일, 영화의전당의 불이 꺼지고 '낮과 밤은 서로에게'의 첫 프레임이 뜨기까지 남은 시간은 그 발표를 기다리는 시간이기도 하다.

루츠 기자 · Breath.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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