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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끝 붉은 띠가 번져 있다
해질 무렵 논 위에 선 흰 기둥들과 그 아래 하얗게 남은 자갈길이 같은 들판을 나눠 쓰는 저녁의 살림을 보여 준다.
편집부 · 2026. 08. 23

처마 끝 흰 점을 세어 보라
지붕 셋이 화면 아래 삼분의 일에 몰려 있고 나머지는 전부 하늘인 한낮, 처마 끝 흰 점들이 눈을 붙든다.
편집부 · 2026. 08. 22

붉은 점들은 잠들지 않는다
창 없는 복도에서 붉은 램프는 밤에도 밝기를 바꾸지 않고, 그 밝기가 도시의 전기와 공기를 끌어당긴다.
편집부 · 2026. 08. 17

골목에 등이 둘, 문틈이 하나
자갈길 양끝에 등이 하나씩, 그 사이의 어둠과 문틈으로 새어나온 주황빛을 오래 들여다본 저녁.
편집부 · 2026. 08. 15

의자 둘이 등을 보이고 있다
창가를 따라 늘어선 빈 책상 앞에서, 사무실이라는 고정비가 무엇을 붙잡고 있는지 읽는다.
편집부 · 2026. 08. 13

검지가 닿기 직전의 밤
검지 하나가 자판으로 내려가는 밤 사진에서, 한없이 간단해진 조작과 프레임 밖으로 잘려 나간 화면을 함께 읽는다.
편집부 · 2026. 08. 12

빛줄기보다 껍질을 보라
굵은 줄기 둘 사이로 빛줄기가 내려온 아침 숲에서, 빛보다 그 빛을 드러낸 물기와 껍질 위 얼룩이 눈에 남는다.
편집부 · 2026. 08. 06

풀끝에 매달린 물방울의 시간
어두운 흙 위로 뻗은 풀잎 끝마다 물방울이 맺혀 있고, 그 한 방울이 땅으로 내려가기까지의 짧은 시간을 본다.
편집부 · 2026. 08. 04

이끼가 넘어간 줄눈 두 줄
가운데 돌을 덮은 검푸른 이끼와 줄눈 두 줄, 흐린 한낮의 돌담에서 사람의 솜씨와 지나간 여름을 읽는다.
편집부 · 2026. 08. 03

굽이가 물을 붙잡는 동안
위에서 내려다본 한낮의 물길, 휘어진 굽이가 흐름을 붙잡고 노란 갈대밭이 물가를 두껍게 두른다.
편집부 · 2026. 08. 02

굴뚝 셋, 연기는 없다
회색 하늘 아래 굴뚝 셋은 비어 있고, 오른쪽 가장자리 건물은 비계에 감겨 있다.
편집부 · 2026. 07. 27

처마 끝에 앉은 흰 점들
잿빛 기와와 붉은 나뭇결 사이에 흰 막새가 줄지어 앉은 한낮, 처마 그늘의 작은 등 하나가 이 집이 여전히 쓰이고 있음을 알린다.
편집부 · 2026. 07. 22

네 손이 만든 낮은 지붕
얼굴 없이 손만 남은 사진 한 장이 집 안에서 조용히 이어져 온 돌봄의 시간을 다시 들여다보게 한다.
편집부 · 2026. 07. 15

문 아래쪽만 붉게 닳았다
늦은 빛이 훑고 간 한옥의 붉은 문짝들, 아래쪽 널이 더 닳은 까닭과 기단에 뚫린 검은 십자를 함께 본다.
편집부 · 2026. 07. 14

밝은 쪽으로 모여 앉은 책상들
낡은 책상 여섯 개가 창빛이 닿는 곳으로 몰려 있는 교실, 그 배치가 말해주는 것들.
편집부 · 2026. 07. 12

케이블이 그린 원의 지름
차 두 대와 케이블 한 줄, 실외기 하나가 같은 복도를 쓰는 지하 주차장에서 충전의 다음 단계를 읽는다.
편집부 · 2026. 07. 07

종이가 받아 적은 나뭇잎
어두운 실내에서 바라본 창호 한 짝, 종이 위로 번진 나뭇잎 그림자가 오후의 시간을 적어 내려간다.
편집부 · 2026. 07. 03

나무 사이로 아침이 들어온다
숲의 아침 안개를 가르는 햇살 한 줄기가 우리에게 무엇을 묻고 있는지 들여다본다.
편집부 · 2026. 06. 30

굽이는 강이 서두르지 않은 흔적
곧게 펴는 대신 천천히 돌아가기를 택한 물길이, 지금 우리에게 얼마나 느리게 흐르기를 권하고 있는지 묻는다.
편집부 · 2026. 06. 16

잎을 버린 나무가 더 바쁘다
눈 덮인 들판에 맨가지로 서 있는 두 그루를 본다. 겨울에도 멈춘 것은 없고, 그 곁을 지키는 일은 지금 우리 몫이다.
편집부 · 2026. 06. 14

카메라를 든 로봇 팔
흰 로봇 팔 끝에 카메라가 매달린 장면에서, 자동화의 다음 무대를 읽는다.
편집부 · 2026. 06. 11

도시는 밤에 배선을 드러낸다
밤 도로 위에 남은 청색과 주황색 궤적은 도시가 스스로 그린 회로도에 가깝다.
편집부 · 2026. 06. 07

크레인이 멈춘 시간의 항구
해가 진 항구에서 크레인은 팔을 접고, 물 위에는 가로등 불빛만 길게 늘어져 있다.
편집부 · 2026. 06. 06

논 한가운데 선 흰 기둥
초록 논과 흰 풍력기가 한 화면에 담긴 저녁, 땅을 나누지 않는 에너지의 모습을 본다.
편집부 · 2026. 06. 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