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황색 커튼 두 폭이 양옆으로 벌어져 있고, 그 사이로 작은 창이 하얗게 타오른다. 천은 얇아서 빛을 통과시키고, 통과한 빛은 다시 주홍으로 물들어 벽과 나무 천장에 번진다. 창틀은 짙은 초록, 아래 바닥은 갓 켠 소나무처럼 노랗다. 이른 시간의 빛이다.
이런 방에 들어서면 눈이 창의 흰 면으로 끌려가고, 초점이 풀리듯 넓어진다. 숨이 조금 길어지고, 밤새 귀 쪽으로 올라가 있던 어깨가 슬며시 내려온다. 맨발이 따뜻해진 나무 바닥에 닿는 감각도 그제야 느껴진다.
아침에 흔한 마음 하나는 조바심이다. 눈을 뜨자마자 해야 할 일 목록이 몸보다 앞서 달려나가는 그 느낌. 빛은 그 달음질을 잠깐 멈춰 세운다.
커튼을 손으로 젖히고 창을 조금 열어 보아도 좋다. 들어오는 공기를 세 번만 세어 마시고 내쉬면 어떨까. 세는 동안에는 다른 것을 하지 않아도 된다.
같은 세기는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이어진다. 층수 표시가 하나씩 바뀌는 동안 벽에 등을 가볍게 대고, 들이쉬고 내쉬는 것을 세 번 헤아리는 동안 어깨가 귀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살펴 두면 그만이다. 양쪽 높이가 다를 수도 있다. 그것을 고치지 않고 그대로 알아차린 채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는 방식도 있다.
천이 한 번 부풀었다 가라앉는 사이, 방은 낮 쪽으로 조금 기울어 있다.
배진경 기자 · Breath.Socia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