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늦은 오후의 볕이 나무 데크를 비스듬히 지나간다. 체크무늬 셔츠의 주름마다 옅은 그림자가 고이고, 흰 난간 너머로는 초록이 덜 짙은 풀밭이 흔들린다. 한 손은 가슴에, 다른 손은 배에 얹혀 있다.
가슴에 놓인 손은 거의 움직이지 않고, 배에 놓인 손만 천천히 올라갔다 내려온다. 어깨는 귀에서 멀어져 있고 턱은 살짝 들려 볕을 받는다. 눈의 초점은 어느 한 점에 매이지 않은 채 풀어져 있다.
이런 오후에 찾아오는 마음은 대개 서두름이다. 할 일이 끝나지 않았다는 감각이 몸보다 앞서 달려 나가면, 숨은 짧아지고 어깨부터 굳는다.
손바닥을 배에 얹고 넷을 세며 들이쉬고, 여섯을 세며 내쉬어 본다. 세 번쯤 반복하고 나면 손바닥이 오르내리는 폭이 조금 달라져 있을지도 모른다. 굳이 잘하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
같은 손놀림은 점심을 먹고 사무실로 돌아가는 복도에서도 꺼내진다. 걸음을 늦추고 배에 얹은 손 대신 숨이 배까지 내려가는지만 헤아리며 걷다 보면, 창밖 화단이든 복도 끝 문틀이든 눈이 어디에 걸려 있는지 알게 된다. 초점이 한 점에 박혀 있는지, 아니면 볕에 풀어진 오후처럼 넓게 퍼져 있는지. 눈이 어떻게 놓여 있는지 살피는 걸음도 하나의 방법이 된다.
볕은 데크 끝까지 다 건너갔고, 손은 그대로 가슴과 배에 얹혀 있다.
배진경 기자 · Breath.Socia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