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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츠 '10달러 로봇' 비교 속 대구·경북 720억 인재 양성 추진

곽동현·입력 2026. 11. 08. 오전 7:00:00
현대차 새만금 로봇 4,000억 발언까지, 노동자 전환 경로 설계가 과제로
로봇 투자 소식이 이어지면서 공장 노동의 내일이 다시 논쟁거리가 됐다
로봇 투자 소식이 이어지면서 공장 노동의 내일이 다시 논쟁거리가 됐다 / ⓒ 브레스저널

빌 게이츠가 기고문에서 시간당 20달러를 받는 노동자 한 명과 시간당 10달러면 돌아가는 로봇 한 대를 맞세웠다. 이 비교가 해외에서 보도된 날은 10월 28일이다. 하루 전 국내에서는 대구·경북이 720억원을 들여 피지컬 AI 인재 3,000명을 키우겠다는 계획을 내놨고, 현대차 새만금 투자 9조원 가운데 4,000억원이 로봇 몫이라는 발언도 나왔다. 사람보다 싼 로봇 이야기와 그 로봇을 다룰 사람을 길러 내겠다는 계획이 하루 간격으로 지면에 올랐다.

로봇이 들어선 공장에서 시간당 20달러를 받는 노동자는 어디로 옮겨 가나.

10월 28일 나온 한 해외 정리 기사는 게이츠의 입장이 AI 낙관론에서 '20년 대혼란' 경고로 돌아섰다고 평했다. 제목의 '20년'이 무엇을 가리키는지는 기사 안에서 설명되지 않는다. 같은 기사에는 AI가 기존 업무를 자동화하면서 새 산업과 직업을 만들고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실렸다.

로봇 비용이 사람 임금의 절반이니, 8시간 교대 한 번에 차이가 80달러 난다. 시간당 운용 비용은 로봇 구입비와 수리비, 전기료를 합쳐 일한 시간으로 나눈 값이다. 게이츠가 든 10달러에 어느 항목까지 들어갔든, 인건비를 반으로 줄인다는 말은 기업 회계 담당자가 물리치기 어렵다. 노동자 쪽에서 그 반값은 자기 일자리가 맞서야 하는 값이다.

국내 발표는 로봇을 다룰 사람을 키우는 쪽에 힘을 실었다. 피지컬 AI는 화면 속 대화에 머물지 않고, 로봇 팔이나 스스로 움직이는 이동 로봇처럼 실제 몸을 움직이는 AI를 가리킨다. 대구·경북은 지역에 쌓인 로봇·반도체 산업 기반을 살려 이런 기술을 다룰 인재 3,000명을 키운다는 구상이다.

720억원을 3,000명으로 나누면 한 명에 2,400만원꼴이 된다. 몇 해에 걸친 사업인지, 3,000명 안에 공장 현장의 재교육 대상자가 들어가는지는 발표만 봐서는 가늠하기 어렵다.

시간당 20달러의 사람과 10달러의 로봇을 견준 게이츠의 비교
시간당 20달러의 사람과 10달러의 로봇을 견준 게이츠의 비교 / ⓒ 브레스저널

현대차 쪽은 규모부터 다르다. 새만금 투자 9조원에서 로봇 4,000억원은 4.4% 남짓이지만, 이 항목 하나만으로도 대구·경북 인재 사업의 다섯 배를 넘는다. 인용된 발언에서 나온 수치여서 회사가 공식 발표로 내놓을 투자 계획과는 구분해 읽어야 한다.

10월 27일 원광대에서도 로봇 자동화와 청년 고용, 인재 확보가 한 테이블에 올랐다. 청년에게 로봇 자동화는 일자리를 줄일 수도, 새 직업을 만들 수도 있는 변화다.

하지만 세 소식 모두 새 인력을 길러 내는 쪽을 향한다. 시간당 20달러를 받는 노동자가 로봇 관리 기술을 배우는 몇 달 동안 생활비를 어떻게 꾸리는지, 교육을 마친 뒤 어느 공장으로 연결되는지까지 함께 짜여야 720억원과 4,000억원이 지역 노동자의 소득으로 돌아온다.

로봇 운용비가 내려갈수록 공장이 로봇을 들이는 시기는 당겨진다. 대구·경북과 새만금에 들어가는 돈은 그 시기를 국내 공장 쪽으로 더 끌어당긴다. 교육이 이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면 반값 로봇의 이익은 기업 쪽에만 돌아간다.

로봇이 들어온 공장에서는 직접 조립하던 일 대신 로봇의 오류 신호를 살피고 멈춘 설비를 다시 돌리는 일이 생긴다. 그 일을 그 라인을 지켜 온 노동자가 맡을지, 새로 길러진 3,000명 가운데 누군가가 맡을지는 대구·경북의 720억원이 누구에게 쓰이느냐에 달렸다.

곽동현 기자 · Breath.T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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