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전 '점에서 세상으로: 훈맹정음 100주년'이 7일 인천 연수구 국립세계문자박물관에서 개막했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과 국립한글박물관, 송암점자도서관이 함께 열었다. 전시는 2027년까지 이어진다고 주최 측은 밝혔다. 올해가 훈맹정음 반포 100주년이라는 점이 전시의 출발점이다.
훈맹정음은 박두성이 만든 한글 점자다. 점 여섯 개를 기본 단위로 쓴다.
손끝으로 종이를 누르면 볼록한 돌기가 걸린다. 그 미세한 요철의 배열만으로 한국어의 모든 소리를 적을 수 있도록 설계된 체계다. 종이는 일반 인쇄용지보다 두껍고, 손톱으로 긁으면 마른 소리가 난다. 전시 제목 '점에서 세상으로'는 돌기 여섯 개의 조합이 글자에서 책으로, 책에서 읽는 사람에게로 옮겨간 경로를 가리킨다.
박물관은 전시와 연계한 프로그램을 11월까지 운영한다.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점자 체험이 열린다. 한글날인 9일에는 가훈 족자 만들기가 마련됐다. 개막 하루 전인 6일에는 전시실에서 기자간담회가 있었다.
올해 한글날은 훈민정음 반포 580돌에 해당한다. 같은 해에 한글날 100주년도 돌아온다.
서울에서는 다른 전시가 함께 열리고 있다.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 3층 주제관의 특별전 '일구이륙 무한이륙'이다. 국립한글박물관과 한글학회, 세종대왕기념사업회가 공동 개최했다.

한글날이 법정공휴일로 지정됐다가 빠지고 다시 들어온 변동사를 다룬다. 종료 시점은 2027년 2월이다.
두 전시를 모두 둘러본 관람객은 한글날의 대우가 줄곧 같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공휴일에서 제외됐던 시기가 있었고, 되돌리는 데도 시간이 들었다. 문자를 지키는 일은 기념일 지정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해마다 다시 쓰고 가르치는 품이 든다.
훈민정음은 199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등재는 보존의 명분을 세워준다. 동시에 유리장 안에 둘 것인가, 지금 쓰는 문자로 계속 굴릴 것인가 하는 긴장을 남긴다.
훈맹정음 쪽의 사정은 더 분명하다. 점자는 지금도 읽히고 찍히는 현역 문자여서, 보존 목록에 올려두는 것만으로는 책과 표지판과 승강기 버튼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룰 수 없다.
박물관이 점자 체험을 전시에 딸린 곁가지 대신 사흘 일정으로 배치한 것도 그 때문으로 보인다. 손으로 눌러보지 않으면 여섯 개 점의 체계는 설명문에 실린 그림으로만 남는다.
인천 연수구의 전시장 일정은 이번 주 한글날 연휴 안에 들어 있다. 점자 체험은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진행된다. 서울 대한민국역사박물관 3층의 '일구이륙 무한이륙'은 2027년 2월까지 열려 있다. 두 곳을 같은 주에 들러보려는 관람객은 9일 하루를 비워두는 쪽이 편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