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여수와 고흥, 무안의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한국의 갯벌'에 더해졌다. 국가유산청은 2026년 10월 29일 여수세계섬박람회장에서 '2단계 확대 등재' 기념식을 열었다. 6개 지자체가 이날 세계유산 등재 인증서를 받았다. 2021년 첫 등재 뒤 5년 만에 같은 이름으로 묶인 바닷가가 늘어난 것을 기념하는 행사였다.
행사는 박람회장 안 특별공연장에서 치렀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기념사를 했다. 인증서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충청남도, 여수시, 고흥군, 무안군, 서산시가 받았다. 허 청장은 이들 기관 관계자와 함께 세리머니에도 나섰다.
확대 등재 지역으로는 여수·고흥·무안이 이름을 올렸다.
서산시와 충청남도도 인증서를 받았다. 서산 갯벌이 새 구역에 정식으로 들어갔는지는 이날 따로 밝혀지지 않았다.
'한국의 갯벌'이라는 이름은 2021년 처음 세계유산 목록에 올랐다. 그때는 순천과 보성, 신안, 그리고 충남 서천의 갯벌이 함께 묶였다. 신안은 지금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속한다.
처음부터 이 유산은 서해와 남해에 흩어진 펄을 하나의 이름으로 불렀다. 이번에 남해 쪽 여수와 고흥, 서해 쪽 무안이 그 이름 아래로 들어왔다.
갯벌은 하루 두 번 물에 잠겼다가 다시 드러난다. 물이 들면 바다가 되고, 물이 빠지면 잿빛 펄이 모습을 보인다. 발을 디디면 차진 진흙이 발목까지 빨아들인다.
바람에는 짠내와 비릿한 냄새가 실려 오고, 펄 곳곳에서 물 빠지는 소리가 잘게 들린다. 밀물 때는 바다였다가 썰물 때는 뭍이 되는 땅이다.
세계유산 인증서는 이 갯벌을 지키겠다는 약속이다.
그 약속을 건네받은 곳은 섬박람회장이었다. 사람을 불러 모으려는 행사장과, 덜 밟혀야 오래가는 펄은 같은 해안에 붙어 있다. 여수시와 고흥군, 무안군은 이제 바닷가를 찾는 발길을 반기면서도 펄이 숨 쉴 틈을 남겨 두어야 한다. 관광과 보전 가운데 어느 한쪽을 놓으면 인증서의 뜻도 흐려진다.
2021년의 등재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5년 사이 '한국의 갯벌'은 순천과 신안의 바닷가에서 여수의 섬들과 무안의 해안까지 넓어졌다. 이름이 커질수록 펄을 지켜야 할 지자체도 늘어난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충청남도가 함께 인증서를 받은 일은 한 고장의 몫으로 그칠 수 없는 유산이라는 점을 보여 준다.
물때표에서 썰물 시각을 확인하고 여수나 고흥의 바닷가로 가 보면 좋다. 펄 위에는 게 구멍이 촘촘하고, 발밑 진흙에서는 작은 거품이 보글보글 올라온다. 29일 여수에서 건넨 인증서 한 장은 그 펄을 지키려고 만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