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야고분군이 국가유산청 세계유산축전 공모에 두 해 연속 뽑혔다. 이번 선정으로 국비 11억원을 확보했다. 올해 축전은 8월 28일 시작해 지난 10일 끝났다. 막이 내린 이튿날 다음 축전 소식이 도착한 셈이 되었다.
가야고분군은 2023년 9월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 올랐다. 등재 심사에서 인정받은 것은 일곱 고분군이 공유하는 성격과, 각 고분군이 저마다 지닌 개별성이었다. 일곱 무덤이 함께 묶여 하나의 유산이 됐다. 서로 다른 역사와 문화, 다른 땅과 물길을 배경으로 삼은 연속유산이다.
흙과 돌로 쌓은 봉토는 계절마다 다른 색을 낸다. 늦여름에는 마른 잔디가 누렇게 눕고, 발로 밟으면 서걱거리는 소리가 난다. 봉분 사이를 걷다 보면 능선이 어디서 끊기고 어디서 이어지는지 눈으로 가늠하게 된다.
올해 축전의 주제는 '동행'이었다.
김해와 함안, 합천, 고성, 창녕, 고령, 남원. 일곱 시·군은 경상도와 전라도에 흩어져 있다. 세계유산 등재 이후 이 지자체들이 함께 행사를 연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14일 동안 공연과 전시, 체험 프로그램이 각 지역에서 돌아갔다.
국비 규모만으로는 축전의 성패를 가늠할 수 없다. 11억원은 한 해 행사를 치르는 돈이다. 일곱 무덤을 하나의 유산으로 관리하는 일은 행사가 끝난 뒤에도 계속된다. 경계를 넘나드는 유산에는 경계를 넘나드는 관리가 따라붙어야 한다.
개별 지자체는 자기 몫의 고분군을 관리한다. 봉분 보수, 진입로 정비, 해설 인력 배치까지 모두 지역 단위로 이뤄진다. 그런데 유네스코가 인정한 것은 일곱의 묶음이었다. 등재 사유가 묶음에 있는데 관리가 낱개로 흩어지면, 등재 기준과 실제 관리 단위가 어긋난다.
영호남 일곱 시·군이 하나의 주제 아래 프로그램을 나눠 맡았다는 사실 자체가, 흩어진 무덤을 한 이야기로 묶는 첫 시도였다. 두 해 연속 선정은 그 시도를 한 번 더 해볼 시간을 벌어준 결과다.
물론 행사는 며칠이고 보존은 천년 단위다. 축전 기간에 늘어난 발길이 봉토를 밟는 발길이기도 하다는 사실은 세계유산을 가진 모든 지역이 겪는 모순이다. 활용과 보존을 어떻게 함께 견디게 만들 것인가를 설계해야 한다.
고령 지산동고분군은 등재 이후 대가야 역사를 따라가는 답사 코스로 자주 거론된다.
축전은 끝났어도 고분군은 그대로 남아 있다. 김해든 남원이든 합천이든, 가까운 한 곳을 골라 찾아가보길 권한다. 일곱 중 하나를 걸어본 사람만이 나머지 여섯이 왜 함께 묶였는지 궁금해진다. 그 궁금증이 다음 축전을 다르게 만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