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4일 하루가 두 갈래로 흘렀다. 청주에서는 2026 직지문화축제가 개막했다. 같은 날 제9회 지식재산의 날 기념식이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주관으로 열렸다. 직지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오른 날이 9월 4일이고, 지식재산의 날은 그 등재일을 기념해 지정된 법정기념일이다.
직지문화축제는 4일부터 사흘간 청주고인쇄박물관과 청주예술의전당 광장 일대에서 이어진다. 개막일에 시민 3천여 명이 다녀갔다는 집계가 나왔다. 프로그램에는 금속활자 주조 시연과 전통 인쇄문화 체험이 들어 있다. 불꽃쇼도 예고됐다.
쇳물은 뜨겁고 냄새가 난다. 밀랍이 타고, 거푸집에서 김이 오르고, 식은 뒤에 손톱만 한 글자 하나가 떨어져 나온다. 책 한 권에 그런 글자가 몇 천 개 필요했다.
축제 기간에는 기록을 담아 온 매체를 훑는 특별전도 마련됐다. 돌과 점토판에서 시작해 파피루스와 양피지를 거쳐 종이, 그리고 디지털까지가 전시 범위다.
서울 쪽 기념식의 슬로건은 '대체불가 대한민국'이었다. 2018년 제1회로 출발해 올해 아홉 번째를 맞았다. 계승균 국가지식재산위원회 관계자가 참석했다. 기념일의 이름에는 '지식재산'이 붙었고, 근거가 된 날짜에는 600여 년 전의 불경 간행본이 놓여 있다.
4일 오후 5시에는 청주고인쇄박물관 인근 운리단길이 차 없는 거리로 바뀌고 플리마켓이 열렸다.

같은 날 정읍에서는 정읍불교연합이 직지의 등재일에 맞춰 백운경한 화상 추모다례재를 봉행했다. 정읍불교연합 회장 대원 스님, 내장사 한주 대우 스님, 미륵암 주지 자윤 스님, 정토사 주지 성종 스님이 참석했다. 신현철 정읍불교신도회장과 정명성 백운경한화상선양회장도 함께했다.
기념하기에는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다. 직지 원본은 상·하 두 권으로 찍혔는데, 한국에는 없다. 하권 한 권이 프랑스국립도서관에 있다.
축제도 기념식도 그 책 없이 치러진다. 등재의 근거가 된 실물과 그 실물을 기리는 행사가 다른 나라에 나뉘어 있다는 사실은, 프로그램 어디에도 적히지 않지만 행사장 곳곳에 배어 있다.
직지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으로 기술된다. 구텐베르크 성서보다 78년 앞섰다는 표기도 함께 따라다닌다. 등재 연도를 2001년 9월로 적은 기록이 있는가 하면, 날짜만 9월 4일로 적는 기록도 있다. 기념일은 그 날짜 위에 세워졌다.
축제는 6일까지 이어진다. 주조 시연과 특별전을 보려면 청주고인쇄박물관과 청주예술의전당 광장 일대로 가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