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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지산동고분군 야행 9월 4~6일, 낙화놀이는 5일 우륵지

김범수·입력 2026. 09. 01. 오후 6:00:00
고령 낙화놀이와 창녕 축전, 가야고분군의 밤이 열린다
밤이 되면 고분군의 능선은 하늘과 맞닿는다
밤이 되면 고분군의 능선은 하늘과 맞닿는다 / ⓒ 브레스저널

경북 고령 지산동고분군에서 2026년 9월 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국가유산 야행'이 열린다. 둘째 날인 9월 5일에는 우륵지 일원에서 지산동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3주년을 기념하는 '대가야 낙화놀이'가 펼쳐진다. 낙화불과 수면에 어리는 불빛을 함께 연출하는 방식으로, 사흘 일정 가운데 대표적인 밤 볼거리로 안내되고 있다. 지산동고분군은 대가야 지배층의 무덤군으로, 능선을 따라 크고 작은 봉분이 이어진다.

낙화놀이의 재료는 소박하다. 참숯을 곱게 빻아 한지에 말아 넣고 새끼줄에 매다는 것이 오래된 방식이다. 불이 붙으면 숯가루가 타면서 붉은 알갱이가 되어 아래로 흘러내리고, 그 아래에 물이 있으면 떨어지는 불과 비치는 불이 두 겹으로 겹친다. 타닥거리는 소리와 매캐한 숯 냄새는 폭죽의 굉음과는 결이 다르다.

낙동강 서쪽 고령이 밤을 준비하는 동안, 동쪽 창녕에서는 일주일 앞서 불이 켜졌다. 창녕군은 2026년 8월 28일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에서 '세계유산 가야고분군 축전'을 개막했다. 같은 날 함안에서 막을 올린 2026 세계유산 축전-가야고분군의 한 갈래로, 세계유산 등재 이후 일곱 고분군을 하나의 무대로 묶은 첫 행사다.

축전 일정은 9월 10일까지 이어진다. 성낙인 창녕군수는 이 축전을 두고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의 가치를 알리는 행사라고 밝혔다.

고령 행사장에서는 부스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가야고분군 안내전시와 함께, 등재 기념일인 9월 24일을 소재로 삼은 '9.24초 시간 잡기'가 마련된다. 가야 유물 그림을 입힌 대형 '젠가'도 놓인다. 날짜를 초 단위 놀이로 바꿔 손에 쥐게 하는 발상은, 유산을 설명하는 대신 만지게 하려는 시도다.

무덤 옆에서 별자리를 올려다보는 야간 프로그램도 소개됐다. 운영 방식이 자세히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발상 자체가 이 유산의 성격을 정확히 건드린다. 고분은 죽은 이를 하늘 가까운 능선에 올려놓은 시설이고, 봉분 위로 열리는 하늘은 1500년 전에도 그대로 펼쳐져 있었다. 조명을 끄면 보이는 것이 늘어나는 유적은 흔하지 않다.

밤 행사를 여는 일에는 대가가 따른다. 봉분은 흙과 잔디로 덮인 연약한 지표이고, 어둠 속에서 늘어난 발길은 낮보다 통제하기 어렵다. 불을 다루는 연출은 잔디밭 위에서라면 더욱 조심스러운 선택이다. 고령이 낙화놀이 무대를 봉분에서 떨어진 우륵지 물가로 잡은 것도 불과 사람을 유산 본체에서 한 걸음 떼어 놓는 방식이다.

그래서 이 행사들은 유산을 열되 유산 위에 올라서지 않는 방식을 실험하는 중이다. 물에 비친 불빛을 보는 일, 봉분 능선 너머로 별을 헤아리는 일은 모두 유적을 밟지 않고 유적을 감각하는 방법이다.

9월 5일 저녁, 우륵지 수면에는 붉은 불씨가 두 번 떨어질 것이다. 한 번은 하늘에서, 한 번은 물에서.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은 지금도 걸어 들어갈 수 있고, 고령의 사흘은 다음 주에 시작된다. 봉분 사이 길은 흙 그대로이니 신발은 굽 낮은 것으로 고르는 편이 좋다.

김범수 기자 · Breath.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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