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 세계유산 축전-가야고분군이 지난 8월 28일 경남 함안에서 막을 올렸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이후 일곱 개의 가야고분군을 한 무대로 연결한 첫 행사다. 흩어진 능선들을 하나의 이름으로 부르는 시도가, 등재 3년째 여름에 시작됐다.
가야고분군은 2023년 9월 세계유산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목록에 오른 것은 하나의 유산이지만 몸은 여러 곳에 흩어져 있다. 연속유산이라는 형식은 지도 위에서는 깔끔하지만, 땅 위에서는 서로 다른 행정 경계와 서로 다른 예산과 서로 다른 관리 인력으로 갈라진다.
그래서 이번 축전이 시험하는 것은 일곱 고분군이 실제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함안에서 개막한 행사는 9월 10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가유산청을 비롯한 세계유산 관련 주체들이 함께 관여하고 있다.
봉분은 손에 잡히는 물건이 아니다. 흙을 쌓아 올린 반구, 잔디가 덮인 표면, 비 온 뒤 밟으면 물컹하게 꺼지는 지반. 성벽처럼 우뚝하지도 않고 탑처럼 우러러볼 수도 없어서, 고분군은 늘 '무엇을 보러 가는지'를 설명해야 하는 유산이었다. 축전이 능선에 조명을 얹고 소리를 얹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같은 주에 다른 지역의 움직임도 겹쳤다. 김해 대성동고분박물관은 등재 3주년을 기념해 9월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8월 27일 밝혔다. 프로그램 이름은 '대성동고분군 입체퍼즐 만들기'다. 평평한 조각을 세워 봉분의 부피를 손으로 만들어보게 하는 방식이다.
고령군은 지산동 고분군 야행을 열었다. 등재 3주년이 되는 9월 5일에는 우륵지 일원에서 대가야 낙화놀이가 예정돼 있다. 야행 기간에는 '대가夜시장'에서 플리마켓과 먹거리 공간이 운영되고, 관내에서 쓴 영수증을 인증하는 프로그램이 함께 돌아간다.
여기서 연결의 결이 갈린다. 하나의 무대라는 선언과, 지자체마다 각자의 밤을 여는 실제 사이에 미세한 틈이 있다. 개별 행사들이 통합 축전의 공식 순서인지 자체 기획인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연합이라는 말이 조직의 이름인지 서로를 부르는 방식인지도 지금은 느슨하다.
그 느슨함이 반드시 흠은 아니다. 능선을 지키는 일과 사람을 불러 모으는 일은 원래 서로 어긋나며 움직인다. 야간 조명과 발길이 늘면 잔디 표면과 배수로부터 상하고, 봉분의 흙은 한 번 무너지면 되돌릴 수 없다. 낙화놀이의 불티와 봉분 사이의 거리는, 축제가 끝난 뒤에도 계속 계산되어야 하는 항목이다.
경남에는 가야고분군 외에도 양산 통도사, 함양 남계서원, 합천 해인사 고려대장경판 및 제경판이 세계유산으로 있다. 산사와 서원과 목판이 각각 한 곳에 뿌리내린 유산이라면, 고분군은 여러 곳에 몸을 나눠 둔 유산이다. 한 지역이 잘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일곱이 같은 수준으로 견뎌야 목록에 남는다.
9월 5일 저녁 고령 우륵지에는 불이 떨어질 것이다. 그 며칠 전 김해에서는 아이들이 종이 조각을 세워 봉분을 만들고 있을 것이고, 함안의 능선에는 축전의 마지막 주가 남아 있다. 세 곳을 하루 안에 다 도는 건 무리지만, 주말 하나를 함안과 고령에 나눠 쓰면 낮의 흙빛과 밤의 불빛을 모두 볼 수 있다. 신발은 낮은 것으로, 비 온 다음 날이면 능선 안쪽 길은 피하는 편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