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스저널 The Breath Journal

AI 고용 논쟁, 세금 문제로 넘어가다

미디어·입력 2026. 08. 31. 오후 12:00:00
게이츠의 인간 전용 일자리 제안과 경기도민 70%의 우려가 겹친 한 주
일자리 대체 논의가 세수와 재정 설계로 옮겨가고 있다
일자리 대체 논의가 세수와 재정 설계로 옮겨가고 있다 / ⓒ 브레스저널

빌 게이츠가 AI의 일자리 대체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AI가 아닌 인간만 수행하는 일자리'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같은 발언에서 그는 AI 또는 로봇에 대한 과세도 함께 꺼냈다. 8월 27일 전해진 이 제안은 AI가 몰고 올 고용 충격을 경고하는 맥락에서 나왔다. 대책의 형태로 고용 지원 대신 세제를 택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과세 제안의 이름은 옮기는 쪽마다 갈린다. 어떤 곳은 '토큰세'로, 어떤 곳은 '로봇세'로, 또 다른 곳은 'AI·로봇 세금'으로 적었다. 토큰은 AI 모델이 글자를 잘게 쪼개 처리하는 최소 단위를 말한다. 연산량 자체에 매기는 세금과 기계 설비에 매기는 세금은 과세 대상도 징수 방식도 전혀 다른 물건인데, 세율과 과세표준은 어느 설명에도 담기지 않았다.

'인간 전용 일자리'도 개념 단계에 머물러 있다. 어떤 직종을 사람 몫으로 남길지, 법으로 강제할지 권고에 그칠지가 정해지지 않았다. 게이츠는 많은 일자리가 영구히 사라질 것이라고도 말한 것으로 파악된다. 사라질 규모나 시점을 가리키는 수치는 제시되지 않았다.

국내 여론은 다른 쪽에서 같은 문제를 건드린다. 경기도민 조사에서 AI로 인한 일자리 감소를 우려한다는 응답이 70%로 나왔다. 반면 'AI 기본사회'라는 정책 개념을 안다고 답한 비율은 5%에 그쳤고, 모른다는 응답은 90%였다. 걱정은 널리 퍼져 있는데 대응책의 이름은 거의 알려지지 않은 셈이 된다.

이 간극을 두고 소통과 홍보 전략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함께 나왔다. 정책을 설계하는 쪽과 그 정책의 적용을 받는 쪽이 서로 다른 언어를 쓰고 있다는 뜻이다. 조사 기간과 표본 규모 같은 세부는 공개 범위 밖에 있어, 수치의 결은 조심해서 읽을 필요가 있다.

두 소식이 만나는 지점에 재정이 있다. 일자리가 줄면 근로소득세와 사회보험료가 함께 줄고, 그 부담은 국가 살림으로 되돌아온다는 논의가 같은 주에 보도됐다. AI 과세 제안은 이 구멍을 메우려는 발상에 가깝다. 사람이 벌어 내던 세금을 기계가 대신 내게 하자는 것이다.

실행까지는 넘어야 할 것이 많다. 연산 단위에 세금을 매기려면 무엇을 몇 개 처리했는지 국가가 셀 수 있어야 하고, 국경을 넘나드는 서비스라면 어느 나라가 걷을지도 정해야 한다. 세금이 무거우면 개발이 다른 나라로 옮겨간다는 반론도 뒤따를 수밖에 없다. 게이츠의 제안은 이런 세부를 담지 않은 채 논의의 물꼬만 터놓은 상태다.

지금 논의가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평범한 직장인의 다음 십 년이 달라진다. 내 월급명세서에서 빠져나가는 세금의 항목이 바뀌고, 실직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지원의 재원이 어디서 오는지도 바뀐다. 경기도민 90%가 이름조차 모른다고 답한 그 정책이, 실은 그 명세서를 다시 쓰는 작업이다. 이름을 알리는 일이 설계만큼 급해 보이는 이유다.

미디어 기자 · Breath.Tech

관련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