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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이 호텔이 되자 청년이 남았다

인터뷰·입력 2026. 08. 31. 오후 6:00:00
강진 병영면 도시재생 현장, 전북 관계자들이 찾은 이유
비어 있던 시골집이 손님을 받는 숙소로 바뀌었다
비어 있던 시골집이 손님을 받는 숙소로 바뀌었다 / ⓒ 브레스저널

전북에서 도시재생 업무를 맡은 이들이 전남 강진군을 찾았다. 병영면과 강진읍 두 곳의 현장을 돌아본 일정으로, 8월 28일 기준 진행 사실이 전해졌다. 이들이 본 것은 새로 지은 건물이 인구를 부르는 그림이 아니었다. 비어 있던 집이 다시 문을 여는 방식이었다.

병영면에서 소개된 것은 도시재생사업과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함께 묶어 빈집을 마을호텔로 바꾼 사례다. 두 제도는 각각 굴러가면 건물 한 채, 지원금 한 줄로 끝나기 쉽다. 이곳에서는 그 둘을 이어 붙여 사람이 며칠씩 머무는 공간을 만들었다. 전환된 집이 몇 채인지, 사업비가 얼마인지는 공개된 범위 밖이다.

그 공간을 활용해 청년 지역살이 프로그램 '4도 3촌 병영스테이'가 운영되고 있다. 나흘은 도시에서, 사흘은 시골에서 지내보는 방식이다. 도시 생활을 접고 내려오라는 요구 대신, 두 곳을 오가며 살아보게 하는 설계다.

병영면의 폐양곡창고는 '하멜양조장'으로 쓰이고 있다. 곡식을 쌓아두던 창고가 술을 빚는 곳이 됐다. 빈집과 놀리던 건물을 청년 창업과 정착, 지역경제로 이어 붙인 사례들이 이번 현장에서 공유됐다.

지방소멸 대응은 오랫동안 인구 유입 실적으로 평가돼 왔다. 몇 명이 전입했는지가 성적표였고, 전입 신고를 마친 뒤 다시 떠난 사람은 그 표에 잡히지 않았다. 병영면 방식은 그 계산법을 비껴간다. 사람을 데려오기에 앞서 그 사람이 지낼 곳과 할 일을 만들어 두는 순서를 택했다.

빈 건물 한 채가 머물 곳과 일할 곳으로 나뉘어 쓰인다
빈 건물 한 채가 머물 곳과 일할 곳으로 나뉘어 쓰인다 / ⓒ 브레스저널

현장에서는 평균 나이 27세인 마을이 국내에서 가장 젊은 마을로 소개되기도 했다. 어느 지역인지, 어느 시점에 어떤 기준으로 셈한 값인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그래도 시골 마을의 평균 연령이 이 수준까지 내려간 사례가 있다는 것 자체가 드문 일이다.

청년마을 사업 심사에 참여했던 황종규 동양대 교수는 이 사업이 전례가 없는 정책인 만큼 단기 성과를 재촉해서는 안 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짧은 주기로 실적을 요구하면 눈에 보이는 건물만 남고 사람은 남지 않는다는 우려로 읽힌다. 마을호텔도 양조장도, 손님이 끊기면 다시 빈집이 된다.

농어촌 기본소득 논의와 지방소멸 대응이 함께 굴러가는 지금, 두 갈래는 성격이 다르다. 하나는 지역에 사는 사람의 살림을 받치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살아볼 여지를 만드는 일이다. 어느 한쪽만으로는 청년이 짐을 풀지 않는다.

병영면을 다녀온 이들이 전북에서 무엇을 옮겨 심을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옮겨야 할 것은 마을호텔이라는 형식보다, 비어 있던 것을 버리지 않고 다시 쓰기로 한 선택일 것이다. 강진의 옛 창고에서는 지금도 술이 익어가고, 나흘 만에 다시 오는 청년들이 그 옆집에서 사흘을 보낸다.

인터뷰 기자 · Breath.So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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