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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곳의 이름표, 사람이 남을 이유는 따로 있다

인터뷰·입력 2026. 04. 04. 오후 6:47:00
인구감소지역 지정과 농어촌기본소득 확대, 버티기와 머무르기 사이
떠나는 사람과 남는 사람이 같은 정류장에 선다
떠나는 사람과 남는 사람이 같은 정류장에 선다 / ⓒ 브레스저널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지방자치단체는 전국 89곳이다. 정부는 2022년부터 이 지역들에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투입해 왔고,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을 다섯 곳 더 늘리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지역을 버티게 하는 돈은 늘어나는 중이다. 사람이 그곳에 남을 이유를 만드는 일은 성격이 다른 과제로 남아 있다.

경상북도에서는 16개 시·군이 인구감소지역에 이름을 올렸다. 전라남도와 함께 전국에서 가장 많은 축이다. 경북은 2025년 기준 지방소멸대응기금 기초지원계정으로 1천226억 원을 받았다.

인접한 대구도 사정이 편치 않다. 2024년 기준 대구 인구는 236만여 명으로 5년 전보다 6만 명 넘게 줄었다. 같은 해 20대 인구 순유출은 6천300여 명에 이른다. 노인 인구 비중은 20%를 넘어 초고령사회 기준을 지났고, 인구소멸위험지수는 0.52로 '소멸 주의' 단계에 해당한다.

한국은행은 대구경북이 2040년 전후 지방소멸 고위험 단계에 들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20대가 떠나는 도시에서 노인 비중이 오르는 흐름은 한 세대 뒤의 인구를 미리 결정한다. 청년 한 사람이 나갈 때 사라지는 것은 그 사람만이 아니다.

재정 투입과 정주 여건은 다른 경로를 탄다
재정 투입과 정주 여건은 다른 경로를 탄다 / ⓒ 브레스저널

제도는 조금씩 사람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는 2025년부터 전면 도입됐고, 대구경북이 시범지역으로 뽑혔다. 대학이 지역 산업과 붙어 있어야 졸업생이 남는다는 발상이다. 일본이 2014년 '마스다 레포트' 이후 지방창생 전략을 일자리·사람·마을 세 축으로 짠 것도 같은 인식에서 출발했다.

고용 쪽 논의도 움직였다. 한국고용정보원과 한국지역고용학회는 4월 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2026년 지역고용 활성화 포럼'을 열었다. 주제는 '지역주도 고용정책을 위한 지역고용활성화법 제정과 향후 과제'였고, 300명가량이 참석 대상으로 잡혔다. 노동부 장관과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일자리 담당자, 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 관계자가 이름을 올렸다.

행사에서는 건국대 윤동열 교수가 '균형발전을 위한 지역고용활성화법 입법과 이행과제'로 기조강연을 했고, 노동부는 지역고용 정책과 제도개선 계획을 발표했다. 종합토론 좌장은 지역혁신연구원 배규식 원장이 맡았다. 지역고용활성화법은 제정과 시행에 이르지 못한 채 입법 논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

농어촌기본소득 확대 대상 다섯 곳이 어디가 될지는 확정 전이다. 어느 마을이 뽑히든, 그곳 사람들이 매달 받는 돈은 통장에 찍히는 액수이면서 동시에 여기 살아도 된다는 신호로 읽힌다. 89곳이라는 명단은 어려움을 표시한 이름표이지 처방전은 아니다. 정류장에 서 있던 학생이 몇 해 뒤에도 그 마을에 있게 하는 것, 그게 남은 일이다.

인터뷰 기자 · Breath.So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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