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스저널 The Breath Journal

폭포 소리를 배경음으로 삼은 스물다섯 번째 여름

편집부·입력 2026. 08. 20. 오전 10:51:00
제25회 서귀포 천지연 여름 음악제, 8월 21일 천지연폭포 야외무대 개막
폭포 물소리가 그대로 배경음이 되는 천지연 야외무대
폭포 물소리가 그대로 배경음이 되는 천지연 야외무대 / 사진 Yhnn0065  This photo was taken with Son · CC BY-SA 3.0

폭포는 밤에도 소리를 멈추지 않는다. 제25회 서귀포 천지연 여름 음악제가 8월 21일 금요일 제주 서귀포시 천지연폭포 야외무대에서 막을 올린다. 떨어지는 물소리를 배경으로 깔고 여름밤 음악을 들려주는 공연으로 꾸려진다. 스물다섯 번째 여름을 맞았다.

무대를 새로 세우는 대신, 폭포가 서 있는 그 경관을 통째로 공연장으로 삼았다.

천지연의 밤은 눅눅하다. 검은 바위 절벽이 물을 받아내며 낮게 울고, 물보라가 안개처럼 번져 객석까지 닿는다. 젖은 이끼와 나무껍질 냄새가 여름 공기에 섞인다.

음향 장비를 아무리 끌어올려도 이 물소리는 지워지지 않는다. 연주자는 물소리를 견디는 대신 그 위에 음을 얹는 법을 택하게 된다.

자연 경관을 공연장으로 쓰는 일에는 대가가 따른다. 사람이 들어오면 빛이 들어오고, 소리가 증폭된다. 폭포 둘레에 깃들어 사는 것들에게 여름밤의 확성기는 반가운 손님이 되기 어렵다. 스물다섯 해 동안 같은 곳에서 같은 행사가 되풀이되는 동안 정리하고 되돌려놓는 작업도 스물다섯 번 되풀이됐다.

서귀포 사람들에게 이 음악제는 여름 끝자락의 저녁 나들이로 굳어졌다. 표를 끊고 큰 공연장을 찾아가는 종류의 음악 경험과는 결이 다르다. 물가로 걸어 내려가 앉으면 공연이 시작된다.

야외 공연이라 날씨를 살펴야 한다. 여름 제주의 저녁 비는 예고 없이 쏟아졌다가 그친다. 얇은 겉옷 한 장을 챙기면 오래 앉아 있기 좋다.

스물다섯 번째 무대가 내일 열린다. 폭포는 그날도 같은 소리로 쏟아지고, 관객은 그 소리 한가운데 앉는다. 제주 서귀포시 천지연폭포로 걸어 들어가면 된다.

행사 정보
일시: 2026년 8월 21일(금) 개막
장소: 제주 서귀포시 천지연폭포 야외무대

편집부 · Breath.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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