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스저널 The Breath Journal

여든한 번째 광복절, 만해를 셋으로 나누지 않는 법

편집부·입력 2026. 08. 17. 오후 12:28:00
만해 기념행사와 해방기념비 여든 해가 한 철에 걸린 팔월
여든 해를 선 채로 넘긴 해방기념비의 발치
여든 해를 선 채로 넘긴 해방기념비의 발치 / ⓒ 브레스저널

만해 한용운을 기리는 기념행사가 광복절을 낀 팔월 중순에 잇따라 열리고 있다. 승려로 살았고 독립운동에 몸을 던졌으며 시를 남긴 사람의 세 겹을 한꺼번에 불러내는 행사다. 여든한 번째 광복절은 지난 주말 지나갔다. 같은 해에 을유해방기념비도 선 지 여든 해를 채웠다.

세 겹은 서로 잘 붙지 않는다.

새벽 예불과 만세 소리와 밤에 적은 사랑의 시를 한 사람의 이력으로 묶으려면 어느 하나는 접어 넣어야 한다. 승려로만 기리면 시가 남고, 투사로만 기리면 산문이 남는다. 올해 행사는 셋을 따로 나눠 담는 대신 한 무대에 올려두는 쪽을 택했다.

만해는 1944년에 눈을 감았다. 해방을 한 해 앞두고였다.

을유는 해방이 온 1945년의 간지다. 비는 그 기억을 굳히려고 돌로 세워졌고, 올해로 여든 해를 넘겼다.

기념일 하루를 떠받치는 것은 동네의 손이다
기념일 하루를 떠받치는 것은 동네의 손이다 / ⓒ 브레스저널

여든 해를 버틴 돌을 어떻게 다룰지를 두고 의견이 갈린다. 유물로 두려면 둘레에 줄을 치고 사람을 물려야 하고, 기념행사의 무대로 쓰려면 사람과 소리와 발자국을 받아야 한다. 둘 다 기억을 지키자는 말인데 지키는 방법이 서로 반대로 간다. 광복 81주년과 비의 여든 해가 한 철에 걸린 올해는 그 갈림이 더 또렷해진다.

기념일은 하루면 끝난다. 그 하루를 견디게 하는 것은 돌을 닦고 풀을 뽑고 향을 사르는 손들이며, 행사가 끝난 뒤에도 비를 관리하는 것은 대체로 그 동네 사람들이다.

행사는 팔월 중순에 끝나지만 비는 그 뒤에도 그대로 서 있다. 사람이 빠진 다음에 찾아가면 새긴 글자를 천천히 읽을 수 있다. 그 돌이 무엇을 받아 적었는지는 서서 읽는 사람이 정한다.

행사 정보
일시: 2026년 8월 중순
내용: 만해 한용운 기념행사, 광복 81주년 및 을유해방기념비 건립 80주년 기념행사

편집부 · Breath.Culture

관련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