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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낮 세탁기를 돌리면 캐시백이 쌓인다

김범수·입력 2026. 09. 03. 오전 7:00:00
삼성전자·한전, 잉여 태양광에 가전 사용을 맞추는 시범사업
햇빛이 가장 셀 때 가전을 돌리자는 실험이 가정으로 들어왔다
햇빛이 가장 셀 때 가전을 돌리자는 실험이 가정으로 들어왔다 / ⓒ 브레스저널

햇빛이 가장 강한 주말 낮, 전력망에는 쓸 곳을 찾지 못한 전기가 남는다. 삼성전자와 한국전력이 이 시간대로 가정의 가전 사용을 옮기면 요금 일부를 돌려주는 '스마트가전 캐시백' 시범사업을 운영한다고 9월 1일 밝혔다.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이 풍부한 시간에 세탁기 같은 기기를 돌리도록 유도해 전력 소비를 효율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태양광이 늘어날수록 전력망은 낮과 밤의 낙차를 감당해야 한다. 봄가을 주말처럼 공장이 쉬고 냉난방 수요도 낮은 날에는 발전량이 소비량을 넘어서고, 그때 발전기를 멈춰 세우는 출력제어가 벌어진다. 애써 만든 무탄소 전기를 버리는 셈이니 재생에너지 확대의 발목을 잡는 난제로 꼽혀왔다. 송전선을 늘리거나 대형 배터리를 짓는 해법은 시간과 돈이 많이 든다.

가정의 생활 리듬을 조금 미루는 방식은 그 사이를 메우는 접근이다. 저녁에 돌리던 세탁기를 토요일 오전으로 옮기는 정도의 변화라면 불편이 크지 않다. 캐시백이 적용되는 시간대는 주말과 공휴일 오전 11시부터이고, 되돌려주는 액수는 시간당 최대 300원 수준으로 제시됐다. 세부 운영 기준은 확정 발표를 기다려야 한다.

삼성전자는 이런 방식을 국내에서 처음 시도하는 것은 아니다. 해외 주요 에너지 기업들과 전기요금 절감 혜택을 함께 설계하는 파트너십을 넓혀왔고, 이탈리아 에넬과는 세탁기 구매와 연계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나라마다 다른 요금제에 맞춘 협력도 이어지고 있다. 스마트가전 자체에도 제품의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기능이 들어가 있다.

발전량이 몰리는 시간으로 가전 사용을 옮기는 것이 수요반응의 원리
발전량이 몰리는 시간으로 가전 사용을 옮기는 것이 수요반응의 원리 / ⓒ 브레스저널

시간당 300원은 한 달을 모아도 커피 두어 잔 값이다. 그보다는 전기가 언제 깨끗한지를 가정이 감각으로 익히게 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전력 소비를 총량으로만 보던 습관에서 시간대별로 나눠 보는 습관으로 옮겨가는 훈련에 가깝다.

참여 가구가 늘고 데이터가 쌓이면 다음 단계도 보인다. 냉장고와 에어컨처럼 상시 가동되는 기기까지 대상이 넓어지면 가정용 부하 자체가 전력망을 떠받치는 자원이 된다. 전기차 충전 시간을 낮으로 옮기는 설계까지 같이 도입되면 효과는 훨씬 커진다.

물론 이런 제도가 재생에너지 잉여 문제를 혼자 풀지는 못한다. 저장 설비 확충과 송배전망 보강은 그대로 필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가정의 참여는 그 큰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낭비를 줄이는 완충재에 가깝다. 작은 몫이라고 해서 없어도 되는 몫은 아니다.

이번 주말, 세탁기 예약 버튼을 눌러 시작 시각을 오전 11시로 맞춰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캐시백 가입 여부와 상관없이 그 시간의 전기는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깨끗한 전기다.

김범수 기자 · Breath.Ea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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