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까지 대전 유성구의 골목이 차례로 축제장이 된다. 13개 동 전역에서 주민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마을축제가 10월까지 릴레이로 이어진다. 동마다 날짜가 다르고, 프로그램을 짜는 손도 다르다.
형식이 볼거리다.
기획서를 쓰는 손이 그 동네에 사는 손이라는 점에서 이 축제는 보통의 지자체 행사와 갈라진다. 무엇을 할지 정하는 회의가 청사 대신 골목 안에서 열린다.
동네 축제의 마당은 대개 크지 않다. 천막 쇠기둥이 아스팔트에 닿을 때 나는 둔한 소리, 접이 의자를 펼 때의 금속음, 저물녘 골목을 채우는 기름 냄새가 그 좁은 마당을 채운다. 대형 무대의 조명 대신 전선에 매단 알전구가 흔들린다. 그런 규모에서만 가능한 일이 있다.
같은 가을, 부산에서는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0월 6일 화요일에 시작해 10월 15일 목요일에 문을 닫는다. 상영은 영화의전당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초청작 전체 라인업은 9월 1일 한꺼번에 공개된다. 큰 축제는 시간표를 완성해 관객을 부른다. 유성의 동네 축제에서는 시간표를 짜는 일부터 관객이 맡는다.
주민 기획에는 흔들리는 지점이 있다. 행정이 예산과 일정을 쥐고 있는 한, 주민 기획이 서류에 적힌 이름으로만 남을 위험은 따라붙는다. 반대로 전부 맡겨 두면 준비하는 몇 사람에게 일이 몰린다. 13개 동은 10월까지 순서를 나눠 축제를 연다.
옆집이 옆집을 초대하는 형식이 한 번이라도 작동하면, 하루가 끝난 뒤 이름을 아는 사람이 몇 명 늘어난다. 유성에는 연구단지와 대규모 주거지가 함께 놓여 있다.
관객으로 가도 되고, 천막 세우는 쪽에 서도 된다. 뒤쪽이 이 축제의 원래 방식에 가깝다. 10월이 지나기 전, 사는 동네의 차례가 한 번은 돌아온다.
행사 정보
일시: 2026년 10월까지, 동별 순차 진행
장소: 대전 유성구 13개 동 일원
주최: 각 동 주민(기획·운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