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영덕군 영해면 영해장터거리에서 국가유산 야행이 열린다. 밤에만 문을 여는 여덟 갈래 '야(夜)' 프로그램으로 짜였고, 관람객은 100년 전 장이 섰던 길을 따라 걷게 된다. 이 거리는 1919년 3월 18일 영해 장날에 만세 함성이 터진 3·1의거의 현장이다.
야행의 뼈대는 걷기다. 무대 하나에 관객을 앉혀 두는 방식을 택하지 않고, 골목 자체를 동선으로 삼는다. 프로그램은 밤경치를 보는 것에서 출발해 옛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손으로 무언가를 만져 보는 데까지 닿는다. 국가유산 야행은 전국 여러 지역에서 같은 여덟 축 틀로 운영되지만, 그 틀에 무엇을 채우는지는 거리마다 다르다.
낮의 영해장터거리는 평범한 소읍 상가다. 낮은 지붕과 회칠한 벽, 시멘트 포장 위로 오후 볕이 내려앉는다. 해가 지고 불이 켜지면 그 벽이 배경으로 바뀐다.
1919년 3월 18일 시위는 장터라는 생활 공간이 그대로 항쟁의 무대가 된 사례다. 그날 사람들이 모인 이유는 장을 보러 왔기 때문이다. 야행이 이 거리를 고른 것도 같은 이치다.
야행 같은 행사는 유산을 관광 상품으로 바꾼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등을 걸고 체험 부스를 놓는 순간 거리 본래의 결이 가려질 수 있다. 반대로 사람이 걷지 않는 유산은 관리 예산부터 깎인다. 영해장터거리는 그 사이에서 저울질을 요구받는다.
기억을 품은 거리를 밤에 여는 일은 지역 주민에게도 다른 문제다. 상가가 늦게까지 불을 켜야 하고, 골목의 소음도 늘어난다. 그 부담을 나눠 지는 쪽이 결국 같은 동네 사람들이다.
영해장터거리는 영덕군 영해면 소재지 한복판에 있고, 좁은 길이 서로 이어져 있어 걸어서 한 바퀴가 가능하다. 세부 일정과 참가 방법은 영덕군이 안내한다.
행사 기간이 아니어도 이 길은 열려 있다. 표를 사지 않아도 소읍에 들어서면 골목을 처음부터 끝까지 걸어볼 수 있다.
행사 정보
장소: 경북 영덕군 영해면 영해장터거리
프로그램: 여덟 방면 야(夜) 프로그램
문의: 영덕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