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스저널 The Breath Journal

마른 가지 끝에 걸린 별

배진경·입력 2026. 09. 11. 오후 12:00:00
검은 나무 사이로 남색 하늘이 열린 밤, 고개를 드는 삼 분
오래 보면 별은 더 많아진다
오래 보면 별은 더 많아진다 / 사진 Jonathan Clark · Pexels

사진 오른쪽에서 마른 나뭇가지 몇 개가 하늘을 향해 손가락처럼 굽어 올라갔다. 잎이 하나도 붙어 있지 않아 가지의 마디까지 다 드러난다. 왼쪽 위는 잎이 무성한 나무가 화면의 삼분의 일쯤을 검게 덮었고, 그 검정과 검정 사이로 남색 하늘이 세로로 길게 열려 있다.

하늘 아래쪽은 조금 밝은 청색, 위로 갈수록 짙어져 화면 맨 위 모서리에서는 거의 감색에 가깝다. 별은 세어지지 않을 만큼 흩어졌다.

이런 하늘을 보려면 목을 뒤로 젖혀야 한다. 젖히는 순간 목 앞쪽이 길게 당기고, 하루 종일 화면 쪽으로 밀려나 있던 턱이 제자리로 돌아온다. 어깨는 저절로 조금 내려간다.

숨이 가슴 위쪽에서만 얕게 오가던 것도 이때 바뀐다. 눈의 초점은 갈 데를 잃는다. 별은 너무 멀어서 초점을 맞출 대상이 되지 못하니까.

초점이 풀린 상태를 사람은 대개 불안해한다. 무언가를 정확히 보고 있지 않으면 뒤처지는 것 같아서.

오늘 밤 불을 끄기 전에 창가로 가서 삼 분만 고개를 들어도 좋겠다. 별이 보이지 않아도 상관없다. 사진 속 저 굽은 가지처럼, 시선이 어딘가 빈 곳을 향해 뻗어 있기만 하면 된다.

처음 십 초는 아무것도 없어 보이다가, 이십 초쯤 지나면 없던 점이 하나둘 나타난다. 눈이 어둠에 익는 데 걸리는 시간이 그 정도다.

같은 동작을 설거지하는 중에 옮겨볼 수도 있다. 그릇을 헹구다 말고 수도를 잠근 뒤 부엌 창밖으로 고개를 한 번 드는 것. 그때 턱에 들어가 있던 힘을 확인해보면 된다.

어금니가 맞물려 있었는지, 아니면 위아래가 살짝 떨어져 있었는지. 확인만 하고 다시 물을 틀면 그만이다.

사진 아래쪽 나무들은 여전히 검고, 그 위 하늘에는 별이 남아 있다.

배진경 기자 · Breath.So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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