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한 하늘색 체크 셔츠를 입은 남자가 나무 데크 위에 앉았다. 오른손은 가슴 한가운데에, 왼손은 그보다 한 뼘 아래 배에 얹혀 있다. 해는 사진 왼쪽에서 낮게 들어와 팔뚝의 힘줄과 손등의 핏줄을 환하게 비춘다.
뒤로는 흰 난간과 검은 기둥이 서 있고, 그 너머 풀밭은 늦은 오후의 금빛으로 물들었다. 눈은 감기지 않았으나 멀리, 초점 없이 풀려 있다.
이 장면 안으로 몸을 들여놓으면 손바닥 두 개부터 느껴진다. 가슴에 닿은 손은 들숨마다 조금 밀려 올라가고, 배에 얹은 손은 그보다 늦게, 더 깊이 움직인다. 어깨는 귀에서 멀어진 채다. 데크 널빤지의 온기가 발바닥 아래에서 천천히 올라온다.
그가 쥐고 있던 것은 조급함에 가깝다. 하루 종일 숨이 가슴 위쪽에서만 짧게 오르내리면 얼굴이 저렇게 된다.
지금 앉은 채로 두 손을 가슴과 배에 얹어 보게 된다. 넷을 세며 들이쉬고, 여섯을 세며 내보낸다. 날숨이 들숨보다 두 박자 길어지도록만 맞추면 된다.
세 번이면 충분하고, 세다가 흐트러지면 다시 하나부터 시작하면 그만이다. 배에 얹은 손이 가슴의 손보다 더 크게 움직이는지만 살펴 두어도 좋겠다.
같은 손을 설거지 끝에 싱크대 앞에서 얹어 볼 수도 있다. 물소리가 그친 직후, 수도꼭지를 잠근 손을 그대로 배로 가져가는 식으로. 그때 턱에 들어간 힘을 한 번 확인해 두면 된다. 어금니를 꽉 깨물고 있었는지, 혀가 입천장에 붙어 있었는지.
저녁 빛은 금세 난간을 넘어갔는데, 손바닥 아래에서는 여섯까지 세는 중이다.
배진경 기자 · Breath.Socia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