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스저널 The Breath Journal

산안법 위반 기소 43.5% 줄었다

배진경·입력 2026. 10. 05. 오전 7:00:00
자기규율 예방체계 전환 2년, 현장 안전은 답이 없다
위험을 진단하는 책임이 노사 자율로 옮겨간 뒤 2년이 지났다
위험을 진단하는 책임이 노사 자율로 옮겨간 뒤 2년이 지났다 / ⓒ 브레스저널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한 사건의 기소가 2년 사이 43.5% 줄었다. 국회의원 이건태가 고용노동부로부터 확인해 공개한 수치다. 같은 기간 고용노동부가 처리한 산업안전 분야 신고 사건은 2022년 3166건에서 2024년 2775건으로 내려갔다. 391건이 줄어든 이야기다.

윤석열 정부는 산업안전 정책의 중심을 규제와 처벌에서 '자기규율 예방체계'로 옮겼다. 노사가 스스로 위험요인을 진단하고 개선하며 그 결과에 책임지도록 하는 방식이다. 고용노동부는 이를 산업안전 정책의 핵심으로 내세웠다. 전환이 결정될 때 노동계에서는 문제 제기가 나왔다.

사고 자체가 줄어 처벌할 일이 적어졌을 수도 있고, 사고는 그대로인데 법을 적용하는 손이 느슨해졌을 수도 있다.

두 설명을 가르려면 같은 기간의 산업재해 사망자와 재해자 추이가 나란한 표에 놓여야 한다. 그 대조표가 공개된 수치에는 없다. 43.5%라는 비율도 어느 해를 기준으로 어느 해까지를 비교한 것인지 명시되지 않았다. 기소 건수의 절대값 역시 빠져 있어 그 비율이 몇 건에서 몇 건으로의 변화인지 알 수 없다.

신고 사건 처리 건수에서도 비슷한 공백이 남는다. 391건이 줄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노동자가 신고를 덜 하게 됐는지, 접수된 사건을 행정이 덜 처리했는지 구분되지 않는다. 두 경우에 필요한 대책은 완전히 다르다.

현장의 위험은 그 일을 직접 하는 노동자가 누구보다 빨리 알아챈다. 자기규율 예방체계는 그 감각을 제도의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설계였다. 설계가 작동했다면 신고가 줄어든 것은 위험이 신고 단계 전에 해결됐다는 뜻일 수 있다. 작동하지 않았다면 신고해도 달라지지 않는다고 본 노동자가 늘었다는 뜻이 된다.

국정감사는 이 차이를 물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창구다. 고용노동부가 2022년과 2024년의 산업재해 사망자 수, 근로감독 실시 횟수, 시정지시와 과태료 건수를 기소 건수와 같은 표에 올려 내놓으면 판별이 가능해진다. 2025년 수치까지 더해지면 추세도 보인다.

비계에 오르는 사람은 통계를 보지 않는다. 발판이 흔들리는지, 안전대 고리를 걸 곳이 있는지를 본다. 기소 43.5% 감소가 성과인지 공백인지는 그 발판 위에서 갈린다.

배진경 기자 · Breath.So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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