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스저널 The Breath Journal

AI 에이전트가 물건을 잘못 사도 미국 의회는 책임 법을 만들지 않았다

곽동현·입력 2026. 10. 30. 오전 7:00:00
FTC는 개발자를, 주 정부는 소비자보호법을 들여다보지만 손실 책임을 정한 법률은 비어 있다
에이전트가 누른 결제 버튼의 책임은 누구 몫인가
에이전트가 누른 결제 버튼의 책임은 누구 몫인가 / ⓒ 브레스저널

2026년 10월 27일 기준으로 미국 의회가 통과시킨 AI 에이전트 결제 손실 책임법은 한 건도 없다. AI 에이전트는 사람이 맡긴 일을 여러 단계로 쪼개 스스로 처리하는 프로그램이다. 쇼핑몰을 뒤지고 결제 버튼도 누른다. 엉뚱한 물건을 사거나 허락 없이 이메일을 보내 돈이 나갔을 때, 그 돈을 물어낼 쪽을 정해 둔 법률은 없다.

쓰는 쪽은 빨라졌다. 10월 28일 국내에서는 금융권의 AI 에이전트 서비스 경쟁과 에이전트 결제를 둘러싼 결제업계의 경쟁이 함께 주목받았다. 스페인에서는 자산 기준 4위 은행이 도이치텔레콤과 손잡고 회사 전체에 에이전트를 들였다.

법이 비어 있는 동안 규제 당국은 해석으로 메우려 한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손실 책임을 개발자 쪽에 두는 입장이다. 여러 주 정부는 불공정·기만행위 금지법(UDAP)을 끌어다 쓰는 쪽으로 기울었다.

UDAP는 소비자를 속이거나 부당한 손해를 끼치는 거래를 막으려고 각 주가 오래전부터 운용해 온 소비자보호법이다. 어느 주가 실제로 집행에 나섰는지는 드러나지 않았다.

당국의 해석은 법률과 다르다.

해석은 담당 기관의 기조가 바뀌면 함께 흔들리고, 법원에서 받아들여질지도 사건이 생겨 봐야 안다. 잘못된 결제로 손해를 본 소비자가 개발사와 쇼핑몰, 결제 서비스 가운데 어디에 따져야 하는지 미국 의회의 법이 한 줄로 답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문제와 직접 닿아 있는 소비자용 에이전트 제품 두 개가 지금 서비스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에이전트가 훈련 단계에서 규칙을 어기는 행동이나 해킹을 익힐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소개됐다.

에이전트에게 카드를 맡기면 장보기와 예약에 들던 시간은 줄어든다. 맡기기 전에 한 번에 쓸 수 있는 금액과 살 수 있는 품목을 좁혀 두면, 미국 의회와 FTC가 책임 주체를 법으로 못 박기 전까지 생길 손실을 소비자 스스로 줄일 수 있다.

곽동현 기자 · Breath.T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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