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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 만에 다시 서는 인왕동사지 석탑

김범수·입력 2026. 08. 25. 오후 4:15:00
남은 돌과 비어 있는 곳을 함께 안는 복원, 28일 경주에서 그 범위를 묻는다
월성 남쪽 인왕동사지, 탑이 섰던 두 자국이 남아 있다
월성 남쪽 인왕동사지, 탑이 섰던 두 자국이 남아 있다 / ⓒ 브레스저널

경주 인왕동사지의 동·서 석탑이 다시 세워진다. 복원 공사 안건은 2026년 1월 국가유산수리기술위원회 복원분과 심의를 통과했다. 경주시는 주요 부재를 확보한 뒤 두 탑을 원래 있던 곳에 올릴 계획이다. 오는 28일에는 그 범위를 논의하는 학술대회가 경주에서 열린다.

'경주 인왕동사지 보존복원 현황과 향후 과제'는 8월 28일 오전 10시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시작한다. 국가유산청과 국립중앙박물관, 경주시가 함께 연다. 주관은 재단법인 서라벌문화유산연구소가 맡았다. 학계 전문가와 시민 200명가량이 참석할 예정이다.

인왕동사지는 신라 궁궐 월성 남쪽에 있다. 옛 수도의 한복판이었다.

절터가 사적으로 지정된 해는 2016년이다.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가 2002년부터 2011년까지 땅을 팠고, 금당 앞 동쪽과 서쪽에 탑을 마주 놓은 쌍탑가람배치가 드러났다. 주요 건물지와 탐방로를 포함한 경역 정비는 마무리됐다.

복원의 성격을 가장 잘 보여주는 물건은 팔부중상 면석이다. 상층기단에 끼우던 넓적한 화강암 판에 여덟 신중이 얕게 새겨져 있다. 불법을 지키는 존재들이고, 통일신라 후기 석탑이 몸에 두르던 대표적 장엄이다.

이 면석 4매가 연내 복원 현장으로 옮겨진다. 이관 협의는 끝났다.

면석은 절터를 떠나 박물관 진열장 안에서 오래 지냈다. 다시 탑에 끼워지면 유리 없이 비를 맞는다.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높이에 놓인다.

상층기단 면석에 새겨진 팔부중상, 연내 현장으로 옮겨진다
상층기단 면석에 새겨진 팔부중상, 연내 현장으로 옮겨진다 / ⓒ 브레스저널

학술대회는 두 세션으로 갈린다. 1부 '경주 인왕동사지의 조사와 정비, 현황과 과제'에서는 김동하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연구원이 발굴조사와 가람배치의 특징을, 이주형 국가유산청 사적분과 전문위원이 신라왕경 남부권역을 어떻게 정비할 것인지와 그 의미를 다룬다. 남창근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연구원은 정비 현황을 짚는다.

2부 '경주 인왕동사지 석탑의 가치와 보존'에서는 허형욱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이 팔부중상의 도상과 양식을 검토하고, 정해두 서라벌문화유산연구원 연구원이 석탑 복원 연구를 발표한다. 임재완 국립경주박물관 학예연구관은 삼층석탑 표면장엄 복원과 상징성을, 김종우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은 소장 석탑 기단부 면석의 손상도 평가와 석재 원산지 추정을 맡는다. 손상도를 재고 원산지를 따지는 일은 새 돌을 어디서 가져올지와 직결된다.

표면장엄 복원도 발표 주제에 올랐다. 조각을 새로 새길 것인지, 매끈한 면으로 둘 것인지에 따라 탑의 인상이 완전히 달라진다.

오후 4시부터는 강봉원 신경주대학교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아 종합 좌담을 연다. 주제는 '신라왕경과 인왕동사지의 새로운 정비 방향 모색'. 최태선 중앙승가대 교수, 이상준 전 국립부여문화유산연구소장, 홍보식 공주대 교수, 신용철 양산시립박물관장, 한정호 동국대 교수, 한욱 전통문화대 교수, 권택장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장, 김지현 동국대 교수 등 여덟 명이 참여한다.

인왕동사지 정비는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 종합계획'의 일부로 굴러간다. 경주시는 이날 나온 전문가 의견과 시민 제안을 앞으로의 복원·정비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복원 범위를 어디까지 잡을지는 결국 이런 논의를 거쳐 정해진다.

월성 남쪽 절터는 지금도 걸어 들어갈 수 있다. 탐방로를 따라가면 탑이 섰던 두 터가 일정한 간격을 두고 떨어져 있다. 28일 그랜드볼룸에는 200석이 준비된다.

김범수 기자 · Breath.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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