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갯벌' 2단계 확대 등재가 2026년 7월 25일 확정됐다.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나온 결정이다. 서산과 여수, 고흥, 무안이 새로 들어갔다. 여수에서는 여자만갯벌이 포함됐다.
한국이 가진 세계유산 15건 가운데 경계를 넓혀 고쳐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건축물이나 능묘는 등재되는 순간 형태가 굳는다. 갯벌은 물이 하루 두 번 드나들고 퇴적층이 계절마다 두께를 바꾼다.
라자르 엘룬두 아소모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장은 이번 사례를 두고 등재 5년 만에 유산을 줄이지 않고 늘린 경우라고 말했다.
2021년 1단계 등재 때 위원회는 조건을 달았다. 인천·경기 갯벌을 구역으로 지목했고, 제48차 총회까지라는 시한도 함께 적었다. 5년의 유예였다.
그런데 이번에 확정된 구역에는 인천이 들어오지 않았다. 권고받은 곳과 실제로 채워진 곳이 어긋난 채 시한만 지켰다.
인천 강화와 영종, 송도를 비롯한 섬 지역의 갯벌은 약 728㎢다. 전남 다음으로 넓고, 국내 전체 갯벌의 29.3%에 해당한다. 강화군을 중심으로 어민들의 반대가 이어져 왔고, 3단계 등재는 박찬대 인천시장의 공약에도 들어 있지 않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지난 6월 2단계 심사를 마치며 등재를 권고했다. 권고사항에는 3단계를 비롯한 추가 단계 신청을 강력히 권고한다는 문구가 붙었다. 반면 7월 25일 위원회 결정문은 3단계를 두고 추진 여부도, 대상 지역도, 시한도 적지 않았다.
같은 날 부산 벡스코에서는 국가유산청이 유네스코, 세계연안포럼과 함께 '국경을 넘어선 철새의 여정' 세미나를 열었다. 여기서 '황해 갯벌 및 연안 습지 보전을 위한 협력에 관한 부산 선언'이 채택됐다. 참가국들은 갯벌 생태계와 철새 모니터링 방식을 표준화하고 그 데이터를 공유하기로 했다. 영국갯끈풀로 불리는 스파르티나 같은 외래종 통제와 기후변화 적응 전략도 공동 연구 대상에 올랐다.
선언에는 실무의 흔적도 있다. 참여 기관들은 람사르 협약이나 EAAFP 같은 기존 국제기구와 업무가 중복되지 않도록 12개월 안에 첫 기술 조정 회의를 소집하기로 했다. 본회의 차원에서는 '협력'을 제6의 전략적 목표로 삼는 '세계유산위 부산 선언'이 앞서 의결됐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축사에서 황해 갯벌을 대한민국과 북한, 중국이 이어진 다국적 연대의 공간으로 규정했다. 갯벌 보전은 국제사회의 공동 과제라고도 했다. 이 말에는 근거가 있다. 중국은 2019년 '중국 황해 연안 및 발해만 철새 보호구역'을 등재했고, 북한은 올해 초 신도와 문덕을 중심으로 '서해안 연안습지'를 잠정목록에 올렸다.
확대 등재는 9개 지방자치단체의 갯벌을 하나로 묶은 형태로 소개됐다. 그 9곳의 명단은 축사 바깥으로 나오지 않았다.
모니터링 방식을 표준으로 맞추는 일, 갯끈풀이 번지는 구역을 해마다 세는 일, 조업 구역이 줄어드는 어민과 마주 앉는 일은 결정문 한 장으로 끝나지 않는다. 보존은 유산을 박제하는 쪽이고 활용은 사람의 생계를 지키는 쪽이다.
제48차 총회는 7월 29일 폐막했다. 3단계에 관한 정부 방침은 그 이후 정리될 몫으로 남았다.
부산은 올가을 다시 사람을 부른다.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0월 6일부터 15일까지 영화의전당을 중심으로 열리고, 초청작 전체 라인업은 9월 1일 공개된다. 벡스코에서 선언문이 채택되던 여름을 지나 같은 도시로 향할 일이 있다면, 서쪽으로 조금 더 가보길 권한다.
여자만은 물이 빠질 때 발밑이 검고 미끈하며 짠 냄새가 오래 남는다. 유산으로 불리기 전부터 그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