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스티로폼 부표에서 플라스틱을 바꾸는 미생물 3종이 나왔다. 국립부경대 생물공학과 김종훈 교수 연구팀이 찾아낸 결과다. 대상 물질은 폴리스타이렌(PS). 연구에는 서범석 석사과정생이 함께 참여했고, 성과는 국제학술지 'Environmental Chemistry and Ecotoxicology'에 실렸다.
미생물을 건진 곳은 부산 해안이다. 수거한 부표의 겉면을 훑어 균을 골라냈다.
실험은 단순했다. 분리한 미생물과 플라스틱 필름을 한 용기에 담아 30일을 배양했다. 필름 겉면은 거칠어졌고, 파인 자국이 생겼다. 필름 중량도 줄었다.
중량 감소 그 자체가 핵심은 아니다. 플라스틱이 잘게 부서지기만 한 것이라면 미세플라스틱이 늘어날 뿐이다. 연구팀은 물리적 파쇄를 넘어 미생물의 작용으로 플라스틱의 화학적 성질까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김종훈 교수는 해양 쓰레기가 미세플라스틱을 만들어내는 곳이면서 동시에 플라스틱 분해 반응이 일어나는 생물학적 환경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밝혔다.
연구는 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원관이 뒷받침했다.
바다 플라스틱 대응은 오래도록 덜 버리게 만드는 규제와 바다에 떠다니는 것을 건져 올리는 수거로 굴러왔다. 둘 다 필요하지만 건져 올린 폐부표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답은 빈약했다. 생물전환은 그 빈칸을 겨냥한다. 골칫거리로 취급되던 폐부표가 유용한 균주를 품은 서식지이기도 했다.
실험실 배양접시의 조건은 자연 상태와 같지 않다. 30일이라는 배양 기간은 자연 상태의 분해 시간과 직결되지 않는다. 미생물 3종의 학명과 균주 정보, 전환 산물의 정체는 후속 발표를 기다려야 한다. 이번 결과는 산업 공정의 출발선에 해당하는 발견이다.
그래도 방치와 소각 말고 다른 선택지가 실험으로 확인된 것은 분명한 진전이다. 앞으로의 관건은 균주 특성 규명과 전환 효율을 끌어올리는 후속 연구, 그리고 이를 실증 규모로 옮길 자금이다.
양식장 부표는 지금도 파도에 깎이며 흰 조각을 흘린다. 해변을 걷다 손바닥만 한 스티로폼 덩어리를 봤다면, 발로 밀어 파도 쪽으로 보내지 말고 주워서 봉투에 담아 달라. 한 번 더 부서지기 전에 뭍으로 올라온 조각은 연구자들이 다룰 수 있는 재료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