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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돌봄 100일, 열에 아홉이 "쓰겠다"

배진경·입력 2026. 07. 10. 오후 12:14:00
신청 4만6000명·서비스 12만건, 현장 인력은 점검 단계
집에서 받는 돌봄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집에서 받는 돌봄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 ⓒ 브레스저널

부산진구 개금3동에서는 복지와 건강 상담 창구가 주민을 찾아간다. 청사에 앉아 기다리는 대신 동네로 나가는 방식이다. 이런 시도가 전국 곳곳에서 시작된 지 100일이 지났다.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 100일을 맞은 날은 지난 7월 4일이었고, 그동안 4만6000여 명이 통합돌봄의 문을 두드렸다.

이 법은 병원과 시설로 옮겨가지 않고 살던 집에서 의료와 요양을 함께 받도록 하는 틀을 담았다. 본사업은 2026년 3월 27일부터 전국에서 시행됐다. 신청자 가운데 3만7000여 명이 실제 서비스로 연결됐고, 제공된 서비스는 모두 12만3000여 건. 한 사람이 평균 3.3개를 받았다.

눈여겨볼 것은 그 안의 배합이다. 제공된 서비스의 37%가 지방정부가 지역 사정에 맞춰 직접 설계한 특화 서비스였다. 이런 지역특화서비스는 4000여 개에 이른다. 중앙이 내려보낸 표준 메뉴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빈틈을, 동네가 알아서 메우고 있다는 뜻이다.

6월 26일 기준으로 분야를 나눠 보면 일상생활돌봄이 43.1%로 가장 많았다. 건강관리와 예방이 19.7%, 장기요양이 12.8%, 주거복지가 10.1%로 뒤를 이었다. 밥과 청소, 이동 같은 생활의 기본을 붙잡아주는 손이 여전히 가장 절실하다.

수요는 훨씬 크다. 6월 보건복지부가 2000명에게 물었더니 93.8%가 돌봄이 필요해지면 통합돌봄을 쓰겠다고 답했다. 열 명 중 아홉이 넘는다. 그런데 100일간 실제로 신청한 사람은 4만6000여 명 수준에 머문다.

부산은 노인 신청자 수가 전국에서 네 번째로 많다. 광역시로 범위를 좁히면 대전에 이어 두 번째다.

제도가 사람의 삶을 실제로 바꾸는지도 확인되고 있다. 7월 8일 열린 제1차 지역사회 통합돌봄 포럼에서 남현주 가천대 교수는 2021~2023년 통합재가서비스 2차 예비사업 참여자를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요양시설에 들어갈 위험이 27%, 요양병원 입소 위험은 32% 낮아졌다.

이용자 한 명이 평균 3.3개의 서비스를 함께 받았다
이용자 한 명이 평균 3.3개의 서비스를 함께 받았다 / ⓒ 브레스저널

통합재가서비스란 장기요양 수급자가 방문요양과 목욕, 간호, 주야간보호를 한 기관에서 묶어 받는 제도다. 이 포럼은 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함께 마련했다.

정작 어려움을 호소하는 쪽은 이를 집행하는 지방정부다. 예산도 인력도 빠듯하다는 목소리가 나왔고, 전문가들은 지역마다 의료와 돌봄 기반의 격차가 크다는 점을 짚었다. 의료취약지와 인구가 줄어드는 지역일수록 서비스를 받쳐줄 토대 자체가 얇다.

7월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은경 복지부 장관이 주재한 제4차 통합돌봄정책위원회는 이 문제를 하반기 과제로 올렸다. 신청과 서비스 연계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점검하고, 지방정부 역량을 키우며 제도의 밑받침을 다지겠다는 내용이다. 행정안전부는 지방정부의 통합돌봄 체계를 세우기 위한 전담인력 배치 점검계획을 보고했다. 인력이 얼마나 배치됐고 어디가 비었는지, 그 그림은 이 점검을 통해 드러나게 된다.

부처들도 각자 몫을 들고 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촌 돌봄활동지원사업 연계 시범사업을, 문화체육관광부는 노인과 장애인의 문화여가·체육 지원을, 국토교통부는 주거복지 계획을 각각 내놨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북구는 시범사업부터 본사업까지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자체 추진 전략을 소개했다.

앞으로는 방문 재활과 방문 영양, 집에서 맞는 임종 지원이 단계적으로 더해진다. 노인에 맞춰져 있던 대상도 장애인과 정신질환자로 넓힌다. 온라인 신청 창구를 만들고, 전담 인력을 늘려 교육하며, 이용자의 삶이 실제로 나아졌는지를 재는 성과평가 체계도 만들겠다는 것이 정부 설명이다.

복지부는 지역사회 통합돌봄 실태조사를 벌인 뒤 그 결과를 토대로 제1차 통합돌봄 기본계획을 세운다. 100일 동안 쌓인 12만3000여 건이 그 계획의 기초 자료가 된다.

배진경 기자 · Breath.So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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