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에서 마약류 수강명령 처분을 받은 사람들이 강의실 대신 치료 프로그램 안으로 들어간다. 국립정신건강센터는 서울보호관찰소와 손잡고 이들을 위한 마약류 중독 치료·재활 교육을 운영한다고 19일 밝혔다. 지난해 개발한 '근거 기반 물질사용장애 수강명령 교육 프로그램'을 처음 현장에 올려놓는 시도다. 11월까지 서울보호관찰소에서 모두 5개 집단으로 나눠 진행한다.
수강명령은 오래도록 형식적인 이수 절차로 취급돼 왔다. 시간을 채우면 끝나는 의무. 이번 교육은 그 시간을 임상의 시간으로 바꾸려 한다.
구성은 중독을 이해하는 시간에서 출발한다. 정신건강을 살피고, 회복과 재활을 다루고, 몸의 건강을 점검하고, 말로 꺼내기 어려운 것을 다루는 예술치료까지 이어진다. 중독정신과 전문의와 임상심리전문가를 비롯한 여러 분야 인력이 함께 참여한다. 집단마다 15~20명 안팎이 참여한다.
중독만 떼어놓고 보지 않는다는 점이 눈에 띈다. 약물사용장애를 겪는 사람에게는 잠을 못 자는 밤이 따라오고, 우울과 불안이 함께 온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나 알코올 문제가 얽혀 있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프로그램은 이런 동반 문제를 같은 테이블에 올려 다룬다.
교육이 끝난 다음이 실은 더 길다.
치료를 원하는 사람은 국립정신건강센터 중독클리닉으로 연계된다. 치료기관과 치료보호제도를 안내하고, 회복을 앞서 경험한 사람들과 지역사회 자원을 이어 붙이는 절차도 함께 마련된다. 참여자에게는 교육 전후 평가와 3개월 추적조사가 따라간다. 삶의 질과 정신건강, 회복 행동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측정하고, 그 결과를 프로그램을 고치는 데 쓴다.
남윤영 국립정신건강센터장은 마약류 중독이 처벌만으로는 풀리지 않는 질환이며, 치료와 회복을 꾸준히 뒷받침할 때 재사용을 막고 사회로 돌아오는 길이 열린다고 말했다.
서울 한 곳에서 다섯 집단. 규모로 보면 크지 않다. 그러나 교육 효과를 실제로 재고 그 데이터로 프로그램을 다듬는 순환이 공공 영역에서 돌아가기 시작했다는 점은 다르다. 회복한 사람이 돌아갈 동네에 일자리와 진료와 사람이 있는지는 이 프로그램 바깥의 몫이다.
11월이면 다섯 집단이 모두 교육을 마친다. 그 뒤 3개월 동안 참여자들의 삶이 어떻게 움직였는지가 기록으로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