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 홍성군 갈산면에서 4대째 옹기를 빚어 온 방춘웅 옹기장이 국가무형유산 '옹기장' 보유자가 됐다. 국가유산청이 그를 보유자로 인정한 날은 지난 6월 30일이다. 전남 보성군도 이학수 옹기장이 같은 종목의 보유자로 최종 인정됐다고 지난 2일 알렸다.
옹기장은 질그릇과 오지그릇을 만드는 전통기술이다. 오지그릇은 유약을 입혀 구운 그릇을 말한다. 삼국시대부터 이어져 온 생활문화의 바탕이라는 설명이 이 종목에 늘 따라붙는다. 장 담그는 독, 김치를 눌러 담던 항아리, 물을 받아 두던 두멍이 여기에 속한다.
방춘웅 보유자의 집안은 증조부 대부터 옹기로 밥을 먹었다. 어린 시절부터 집안의 옹기 일을 익혔고, 1980년부터 갈산면에서 '갈산토기'를 꾸려 왔다. 2008년 충청남도 무형유산 보유자로 인정됐으니, 도의 이름으로 불린 지 열여덟 해 만에 국가의 이름을 얻은 것이다. 홍성군에서 국가무형유산 보유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그가 놓지 않은 것은 오름가마다. 비탈을 따라 칸칸이 이어 붙인 장작 가마로, 불을 때는 사람이 밤새 나무를 밀어 넣으며 온도를 읽어야 한다. 가스 가마의 균일한 열과 달리 오름가마의 불은 칸마다, 밤마다 다르다. 국가유산청은 그의 숙련도가 뛰어나고 전통 번조기법의 원형을 충실히 되살린다고 평가했으며, 전승 실적과 의지도 확고하다고 봤다.

보성의 이학수 옹기장은 다른 길로 같은 자격에 닿았다. 그는 국가무형유산 옹기장 보유자였던 고 이옥동 선생의 아들이다. 1990년 전수장학생으로 출발해 1994년 이수자, 1995년 전승교육사를 거쳤고 2013년에는 전라남도 무형유산 옹기장 보유자로 인정됐다. 스무 해 넘게 계단을 하나씩 밟아 온 이력이다.
두 사람의 이력에는 오랜 기간 전승 단계를 밟아 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옹기는 하루아침에 배울 수 있는 기술이 아니고, 배웠다 해도 팔리지 않으면 가마에 불을 넣을 수 없다. 보유자로 인정되면 전승지원금 등 국가 차원의 지원을 받는다.
인정 이후의 시간은 더 까다롭다. 방 보유자의 딸 방유정 씨와 아들 방유준 씨는 충남 무형유산 전승교육사로 활동하고 있다. 방 보유자는 첫 전승지원금 200만 원을 홍성사랑장학회에 전액 기탁했다. 충남도는 전승 지원과 기록화, 전승자 역량 강화 사업을 계속 이어 가겠다고 했다.
박물관 유리장 안의 항아리는 조용하지만, 갈산면의 가마는 여전히 소리를 낸다. 장작이 갈라지는 소리, 흙물이 손바닥에서 미끄러지는 소리, 식은 독을 두드릴 때 나는 맑고 둔한 울림. 옹기는 쓰이지 않으면 기술도 함께 식는다. 장 익는 계절이 오면 홍성 갈산면이나 보성의 옹기 공방으로 발걸음을 옮겨, 손바닥으로 독의 배를 한 번 두드려 보시길 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