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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색실누비장 첫 보유자로 김윤선 인정

김범수·입력 2026. 06. 28. 오후 4:03:00
색실누비장 첫 보유자, 입사장 전승교육사 인정
천 사이에 한지 끈을 말아 넣고 색실로 누벼 문양을 세운다
천 사이에 한지 끈을 말아 넣고 색실로 누벼 문양을 세운다 / ⓒ 브레스저널

서울시가 서울특별시무형유산 '색실누비장' 보유자로 김윤선 씨를, '입사장' 전승교육사로 신선이 씨를 새로 인정했다고 6월 26일 밝혔다. 색실누비장은 2024년 종목으로 지정된 뒤 이번에 처음 보유자를 갖게 됐다.

서울시 제도에서 보유자는 해당 분야의 기능을 전형대로 온전히 익혀 실현할 수 있는 사람을 가리킨다. 전승교육사는 전수교육을 통해 다음 세대로 기술을 넘기는 전승의 주체다.

색실누비는 두 겹의 천 사이에 한지 끈을 말아 넣고 색실로 촘촘히 누벼 입체적인 문양과 장식 효과를 내는 누비 기법이다. 조선 후기에는 담배쌈지와 안경집, 골무, 주머니 같은 생활 소품에 주로 쓰였다. 손바닥 안에 들어오는 크기의 물건들이다.

김윤선 보유자는 40년 넘게 이 기술을 복원하고 몸에 익혀 왔다. 학계에서 색실누비라는 공식 명칭조차 정해지지 않았던 시절부터 박물관 유물과 골동품 가게를 직접 찾아다니며 바늘땀을 되짚었다. 1980년 할아버지의 유품인 담배쌈지를 접한 것이 그 출발이었다.

그의 손을 거쳐 나온 것은 안경집과 바늘집처럼 옛 물건을 그대로 되살린 복원작과, 귀주머니나 '혼선'처럼 지금의 감각으로 새로 지은 창작품이다. 전승공예대전 입상은 열두 차례에 이른다. 대중서를 펴내고 한국전통공예건축학교에서 가르치며 북촌 공방에서 전수생을 길러 온 이력도 함께 쌓였다.

홈을 파고 은실을 두드려 박아 넣는 입사 기법
홈을 파고 은실을 두드려 박아 넣는 입사 기법 / ⓒ 브레스저널

입사는 금속 표면에 홈을 파고 그 안에 금실과 은실을 정밀하게 박아 넣어 장식하는 금속공예 기법이다. 촛대와 담배함, 향로, 화로처럼 값나가는 기물에 주로 쓰였다. 문양은 한 땀씩 정을 두드려 넣어야만 생긴다. 정교한 손기술과 긴 작업시간, 높은 비용이 겹치면서 이 종목의 전승 기반은 현재 위축돼 있다.

신선이 전승교육사는 서울시무형유산 입사장 최교준 보유자의 수제자다. 2009년 입문해 2015년 이수자가 됐고, 올해 전승교육사로 인정됐다. 그 사이 궁궐 전각 내부 집기 재현사업에서 철제은입사촛대 재현품 보수에 참여했고, 로에베 재단 공예상에서 은입사 작품으로 최종 30인에 이름을 올렸다.

그가 되살린 유물의 원본은 지금 한국에 없다. '금동연봉 봉황장식 철제 은입사 촛대'는 러시아 표트르대제 인류학·민족학 박물관에, '은입사 육각수로'는 독일 라이프치히 그라시 민속박물관에 있다. 국외 소장품을 이곳의 손이 다시 만들어 낸 것이다.

전형대로 온전히 익히라는 요구와, 오늘의 쓸모를 찾아야 살아남는다는 현실이 한 사람의 작업대 위에서 부딪친다. 김윤선의 창작품과 유물복원작이 나란히 놓이는 것도, 신선이가 재현과 창작을 오가는 것도 그 긴장을 피하지 않은 결과다. 허혜경 서울시 문화유산보존과장은 두 사람을 전통 공예의 아름다움과 문화 정체성을 지켜 온 장인으로 평가하며 전승이 안정적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했다.

인정 이후의 지원 내용은 확정 전이다. 그러나 제도가 무엇을 마련하든, 색실이 천을 파고들고 은실이 쇠에 박히는 일은 결국 작업대 앞의 두 사람에게 달려 있다.

김범수 기자 · Breath.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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