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시가 남울산우체국과 손잡고 '반구천의 암각화'를 주제로 한 맞춤형 우표를 제작해 발행한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1주년을 기념하는 발행이다. 울산시가 디자인에 쓸 이미지를 내주고, 제작은 남울산우체국이 맡는다.
바위에 새겨진 그림이 우표 도안으로 쓰인다. 대곡천을 따라 선 절벽은 사암으로 이뤄져 있다. 그 위에 쪼아 낸 홈들은 깊지 않다. 손톱으로 긁은 정도의 깊이가 수천 년을 버텨 왔다.
반구천의 암각화는 울주군 대곡리와 천전리 일대 약 3km 구간에 걸쳐 있다.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명문·암각화를 함께 아우르는 이름이다. 고래를 쫓는 장면, 활을 당기는 형상, 뜻을 짚기 어려운 추상 문양, 그리고 신라 사람들이 남긴 글자까지 한 물길에 겹쳐 있다. 인류가 선사시대에 고래잡이를 했다는 증거가 이 바위면에 남아 있다.
지난해 7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가 등재를 결정했다. 그로부터 한 해가 지나 이번 우표가 발행된다.
우표는 암각화 문양과 사진 등 14종의 이미지로 구성된다. 전지 1매, 영원우표 14매 기준 1만800원에 판매된다. 우체국이 미리 정해 둔 도안을 사는 방식과 달리, 신청자가 원하는 디자인으로 주문해 만드는 '나만의 우표'로 발행된다. 대한민국 우표 규정을 따른다.
예약 접수는 오는 22일부터 7월 31일까지다. 남울산우체국 누리집에 걸린 QR코드로 신청하거나, 전화를 걸거나, 직접 찾아가면 된다. 발행 부수와 배부 시점은 발표되지 않았다.
암각화를 둘러싼 오랜 곤란은 그대로다. 바위는 물에 잠기고 드러나기를 반복하며 표면이 조금씩 무뎌져 왔고, 가까이서 볼수록 훼손 위험은 커진다. 세계유산 등재는 관람객 증가와 더 엄격한 보존 관리를 동시에 뜻한다.
실물에 손댈 수 없다면 복제가 대신할 몫이 커진다. 우표는 그 몫의 아주 작은 한 조각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우체국과 지방자치단체가 협력해 지역 문화유산을 홍보한 사례라고 말했다. 편지에 붙는 우표는 언젠가 소인이 찍히고, 어딘가로 떠나고, 누군가의 서랍에 남는다.
물 마른 계절 대곡천 산책로를 걸으면 절벽 아래 자갈 밟는 소리와 함께 그 면이 눈에 들어온다. 예약 창구는 22일 아침에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