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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령 취업자, 자동화 쉬운 업종엔 얼마나 있을까?

곽동현·입력 2026. 11. 03. 오전 9:30:00
기계에 넘기기 쉬운 업종의 55세 이상 비율, OECD에서 밑에서 세 번째
자동화 쉬운 업종에서 일하는 한국 고령 취업자는 21%
자동화 쉬운 업종에서 일하는 한국 고령 취업자는 21% / ⓒ 브레스저널

국제결제은행(BIS)이 자동화 가능성이 높다고 꼽은 업종 다섯 곳에서 일하는 한국의 55세 이상 취업자는 21%다. BIS는 각국 중앙은행이 함께 꾸리는 국제기구인데, 이 기준으로 보면 OECD 회원국 가운데 한국보다 낮은 나라는 튀르키예와 콜롬비아 둘뿐이다. 밑에서 세 번째다. 자동화 가능성이 높다는 말은 보통 정해진 절차를 되풀이하는 일이 많아 기계에 넘기기 쉽다는 의미로 쓰인다.

흔한 걱정은 기계가 사람의 일을 가져간다는 쪽이다. 21%가 보여 주는 그림은 거꾸로다. 고령 노동자 다섯 중 넷가량이 기계로 대신하기 어려운 업종에 있다면, 그 세대가 은퇴해 일손이 빠질 때 로봇으로 메울 여지도 그만큼 좁아진다. 사람은 줄어드는데 기계는 들어오지 못하는 이중의 빈틈이 생길 수 있다.

AI와 스마트공장(센서와 소프트웨어가 공정을 스스로 조정하는 공장), 산업용 로봇이 제조업 고용을 벌써 줄이고 있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온다. 21%는 55세 이상 취업자가 어느 업종에 몸담고 있는지만 짚은 값이어서, 공장 전체의 고용 증감을 곧장 말해 주지 못한다. 어떤 업종에선 기계가 사람을 밀어내고 다른 업종에선 기계가 끼어들 틈조차 없는 일이 한 나라 안에서 동시에 벌어지기도 한다.

기준 연도가 붙지 않은 21%만으로는 이 비율이 해마다 어떻게 움직였는지 가늠하기 어렵다.

새로 생기는 AI 일감도 고르게 퍼져 있지 않다. 한국은행은 국내 AI 관련 고용 열 개 가운데 여덟 개꼴이 수도권에 몰려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이 내놓은 처방은 지역 AI 허브, 곧 지방 도시에 AI 기업과 연구 인력을 모으는 거점을 키우자는 것이다.

55세 이상 취업자 21%와 수도권 80%를 함께 놓고 보면, 한국에서는 사람이 빠져나간 뒤 기계가 그 빈 곳을 채울 수 있을지가 고민거리로 떠오른다. 기술이 자라도 고령층이 많은 업종과 지방까지 혜택이 닿지 않으면 소용없다. 공백은 그대로 남는다.

고령 노동자가 자동화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는 기계가 어느 업종의 작업장과 어느 지역까지 보급되느냐에 달렸다.

곽동현 기자 · Breath.T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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