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7년부터 금융회사가 내준 녹색여신과 전환금융이 계좌 하나하나까지 모여 관리된다. 금융위원회가 2026년 9월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연 '기후금융 관계기관 TF' 첫 회의에서 내놓은 계획이다. 기후금융 잔액과 산업별·기업규모별 현황 통계도 함께 제공된다. 이날 회의에서 점검한 올해 기후금융 공급액은 7월까지 42조원이었다.
정부가 이번에 꺼낸 과제는 돈이 어느 업종으로 가느냐에 쏠려 있다. 지금까지 녹색금융은 친환경 기준을 충족한 기업과 사업에 몰려 왔다. 전환금융은 겨냥하는 곳이 다르다. 철강이나 석유화학처럼 짧은 기간에 탄소중립에 닿기 어려운 업종이 배출을 단계적으로 줄이려고 벌이는 투자를 돕는다.
정부는 녹색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 지원을 강화하는 동시에 탄소 다배출 업종의 감축 기준을 마련하고, 전환금융 시장이 정착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예산도 커진다. 기후부의 2027년 녹색금융 지원 예산은 7373억원으로, 2026년 6204억원보다 1169억원(약 18.8%) 많다. 여기에는 미래환경산업 육성융자와 녹색정책금융 활성화, 녹색전환보증 사업이 들어간다. 한국형 녹색채권과 녹색자산유동화증권의 발행을 돕는 사업도 포함됐다.

전환금융이 커질수록 무엇을 감축투자로 인정할지 가르는 잣대가 중요해진다. 잣대가 느슨하면 배출을 거의 줄이지 못한 설비 투자까지 기후금융 실적에 잡힐 수 있고, 지나치게 엄격하면 철강이나 석유화학 기업이 자금을 구하기 어려워진다.
2027년부터는 기후금융 잔액과 산업별, 기업규모별 현황 통계가 제공될 예정이다. 통계가 계획대로 쌓이면 42조원 같은 총액이 어느 업종과 어떤 규모의 기업으로 흘러갔는지 따져볼 근거가 생긴다.
금융위원회는 이 TF를 정기적으로 열 계획이다. 올해 연간 목표까지 채워야 할 몫은 26%다. 다배출 업종의 감축 기준이 그 회의에서 구체적인 모습을 갖춘다면, 남은 공급분 가운데 철강과 석유화학으로 향하는 돈의 규모도 달라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