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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조 넘긴 녹색채권, 시장 몫은 1.8%

곽동현·입력 2026. 08. 04. 오후 5:52:00
주요국 평균 4.0%의 절반 아래, 병목은 절차와 프로젝트
국내 채권시장에서 녹색채권이 차지하는 몫은 1.8%다
국내 채권시장에서 녹색채권이 차지하는 몫은 1.8%다 / ⓒ 브레스저널

국내 채권시장에서 녹색채권이 차지하는 몫은 1.8%다. 2021년 이후 발행 규모가 40조원을 넘어섰는데도 그렇다. 한국은행의 '녹색채권 발행 여건 점검' 보고서가 제시한 주요국 평균은 4.0%로, 국내 비중은 그 절반에도 닿지 못한다.

2021년 이후 발행 규모는 13배 넘게 불어났다. 출발선이 낮았던 시장이 빠르게 몸집을 키웠지만, 채권시장 전체에서 차지하는 지분은 여전히 소수점 아래를 다투는 수준에 머문다.

정부 지원 덕분에 녹색채권 발행에 드는 비용 부담이 일반채권과 크게 벌어지지 않는다고 한국은행은 진단했다. 보고서는 복잡한 발행 절차, 그리고 자금을 투입할 적격 친환경 프로젝트가 모자란다는 점을 확대의 제약으로 짚었다.

국가철도공단은 1500억원 규모의 녹색채권을 발행했다고 4일 밝혔다. 2023년 첫 발행 이후 가장 큰 규모다. 2023년 호남고속철도 1단계에 쓴 300억원에서 시작해 2024년 수도권고속철도건설사업 500억원, 2025년 호남고속철도 2단계 700억원을 거쳤고, 올해 조달한 1500억원은 평택~오송 2복선화 노반 공사에 들어간다.

이번 채권은 한국기업평가의 ESG채권 인증평가에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가이드라인 적합성 등을 인정받아 '적합' 판정을 얻었다. K-택소노미는 어떤 경제활동이 친환경 기준에 맞는지 가려내려고 정부가 마련한 분류체계다. 공단은 2026년 3월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2026년 한국형 녹색채권 발행 이차보전사업'에 선정돼 연 0.2%의 이자를 지원받는다.

금융권은 채권보다 여신 쪽에 힘을 싣고 있다.

국가철도공단의 녹색채권 발행액은 4년 만에 다섯 배가 됐다
국가철도공단의 녹색채권 발행액은 4년 만에 다섯 배가 됐다 / ⓒ 브레스저널

우리금융그룹의 ESG금융 누적 취급액은 2026년 6월 말 75조원으로, 2030년 목표 100조원의 75%에 해당한다. 2021년 말 11조7000억원이던 취급액은 2022년 말 23조원, 2023년 말 39조3000억원, 2024년 말 54조원, 2025년 말 67조원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녹색채권은 2025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7000억원에 그친다. 우리은행이 친환경 에너지 저장과 폐기물 에너지 회수를 목적으로 4500억원을, 우리금융캐피탈이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 여신을 목적으로 2500억원을 발행했다.

같은 그룹의 녹색여신 누적 취급액은 2026년 6월 말 1조2000억원이다. 우리은행은 K-택소노미를 여신 심사에 적용하는 'K-택소노미 전문 상담 AI'를 도입해 적격 여부를 가리는 과정에 붙였다.

2025년 말 잔액 기준으로 ESG 관련 여신은 개인여신의 12.1%, 중소기업여신의 8.5%, 기업여신의 4.2%를 차지했다. 반면 녹색채권과 사회적채권, 지속가능채권을 합친 ESG채권은 그해 채권 발행 총액의 10.4%였고, ESG 투자와 PF는 관련 총액의 8.0%였다.

1.8%를 4.0%대로 끌어올리려면 발행 한 건의 규모를 키우는 것보다 인증 관문을 통과할 프로젝트 자체가 늘어나야 한다. 한국은행이 적격 프로젝트 부족을 제약으로 꼽은 이유도 여기에 걸려 있다. 절차 부담이 낮아지고 K-택소노미 적합 판정을 받는 사업이 늘어난다면 비중은 움직일 여지가 있다.

공단은 발행액을 300억원에서 1500억원까지 키우는 데 3년을 썼다. 다음 회차가 어느 노선의 어느 공사에 붙을지, 그리고 적합 판정을 받는 사업이 몇 건까지 늘어날지가 1.8%라는 비중을 움직일 변수로 남는다.

곽동현 기자 · Breath.E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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