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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채권 1500억, 받아줄 곳은 2%

곽동현·입력 2026. 08. 09. 오후 5:42:00
공공 녹색채권 발행은 최대치, 중앙은행 담보 내 비중은 뒷걸음
발행은 최대치로 늘었지만 받아주는 쪽의 층은 얇다
발행은 최대치로 늘었지만 받아주는 쪽의 층은 얇다 / ⓒ 브레스저널

국가철도공단이 1500억원 규모 녹색채권을 발행했다고 지난 4일 밝혔다. 공단이 지금까지 찍어낸 녹색채권 가운데 가장 큰 금액이다. 조달한 1500억원은 전액 경부고속철도 수송용량을 늘리는 평택∼오송 2복선화 노반공사에 들어간다.

발행 규모는 3년 사이 다섯 배가 됐다. 2023년 호남고속철도 1단계 사업 등을 위해 300억원으로 시작했고, 2024년 수도권고속철도 건설사업에 500억원, 호남고속철도 2단계 건설사업에 700억원을 발행했다. 이번 채권은 한국기업평가의 ESG채권 인증평가에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가이드라인 부합 여부와 프로젝트 선정 적정성, 자금 관리 투명성을 놓고 '적합' 판정을 받았다. 공단은 올해 3월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한국형 녹색채권 발행 이차보전사업에 선정돼 연 0.2%의 이자 지원도 받는다.

발행 규모는 늘었지만 이 채권을 받아 두는 쪽의 비중은 줄었다.

녹색전환연구소와 영국 싱크탱크 포지티브머니가 정태호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한국은행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한국은행 담보 체계에서 인정된 회사채와 공공기관 채권의 53%가 화석연료 또는 탄소 고배출 부문 발행분이었다. 탄소 고배출이 33%, 화석연료가 20%다. 지속가능채권을 포함한 녹색채권 비중은 약 2%에 그쳤고, 45%는 중립 채권으로 분류됐다. 두 기관은 채권을 화석연료와 탄소 고배출, 녹색, 중립 네 갈래로 나눠 집계했다.

화석연료 채권 비중은 2021년 9%에서 지난해 20%로 올랐고, 같은 기간 녹색채권 비중은 4%에서 2%로 내려갔다.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가 발행한 채권만으로 전체 담보의 18%가 채워졌다. 2024년 기준 한국전력과 발전자회사의 화석연료 발전 비중은 63.4%다.

한국은행은 금융기관 대출과 기관 간 결제 리스크에 대비해 채권을 담보로 받는다. 지난해 말 기준 인정금액 총액은 168조2000억원이었고, 이 가운데 탄소배출 특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업·공공기관 채권 23조원, 1368개 종목이 분석 대상이 됐다. 2%라는 비율이 금액을 기준으로 한 것인지 종목 수를 기준으로 한 것인지는 발표문에 적혀 있지 않다.

중앙은행 담보 목록은 어떤 채권이 금융기관에서 유동성으로 바뀔 수 있는지를 정한다. 발행자가 K-Taxonomy 인증을 받고 이차보전까지 얹어 녹색채권을 찍어도, 그 채권을 들고 있는 금융기관이 담보로서 얻는 이점이 화석연료 채권과 다르지 않다면 보유 유인은 인증서 바깥에서 생기지 않는다.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가이드라인은 기후에너지환경부와 금융위원회가 특정 경제활동의 친환경 사업 해당 여부를 가리려고 만든 공식 기준이다.

평택∼오송 구간 공사는 앞으로도 여러 해 자금을 필요로 한다. 공단이 다음 회차를 찍을 때 시장이 어떤 값을 매길지는 발행 조건이 나와야 알 수 있고, 그 조건은 이번 1500억원이 어디로 흘러갔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곽동현 기자 · Breath.E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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