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플러스 회생계획안이 법원 문턱을 넘은 것은 2026년 9월 2일 밤이었다. 청산으로 가는 길은 닫혔지만, 채무 변제와 인수자 물색이라는 두 과제가 그대로 남았다. 변제율이 얼마인지, 언제까지 갚는지는 공개된 범위에 들어오지 않았다.
인가 이후 회사가 감당해야 할 항목으로는 흑자 점포를 중심으로 한 사업 축소와 점포 매각이 거론된다. 흑자 점포 중심 축소라는 표현은 오해를 부르기 쉽다. 수익이 나는 점포만 남기고 나머지를 정리한다는 뜻에 가깝지만, 몇 개 점포가 정리 대상인지, 언제까지 진행되는지는 확인된 범위에 들어오지 않았다.
자산 매각과 납품 정상화도 후속 과제로 지목됐다.
납품 문제는 회생 절차에 들어간 유통기업이 가장 오래 앓는 항목이다. 상거래채권이 묶이면 협력업체는 납품을 줄이거나 끊고, 진열대가 비면 매출이 더 빠진다. 매출이 빠지면 변제 재원이 줄어 다시 거래 조건이 나빠진다. 인가 결정만으로 이 순환이 풀리지는 않는다.
노동조합 쪽 반응은 요구의 형태로 나왔다. 마트산업노동조합은 인가 당일 입장문을 내고 지속가능한 경영이 가능한 인수자를 찾아 M&A를 성사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마트노조는 이번 인가를 '정상화를 위한 새로운 출발'로 규정했고, 영업 정상화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요구도 함께 내놨다. 홈플러스 일반노동조합은 실질적인 영업 활성화 방안과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요구하면서 '트레이더 조' 모델을 언급했다.
안수용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장은 이번 인가가 홈플러스 노동자와 소상공인, 협력업체, 지역경제의 피해를 막고 재기할 기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그는 '홈플러스 10만 노동자'라는 표현을 썼다. 이 수치는 노조 측 발언에 등장한 것으로, 직접고용 인원인지 협력업체 종사자와 가족까지 포함한 규모인지는 발언 안에서 구분되지 않는다. 안 지부장은 정부와 국회의 책임 있는 역할도 촉구했다.
인수자 확보가 실패하면 점포 축소와 자산 매각은 회생의 수단에서 청산의 예고편으로 성격이 바뀐다. 노조가 M&A 성사를 첫 요구로 내건 배경이 여기 있다. 매각 주간사 선정이나 입찰 공고 같은 절차가 어떤 순서로 진행될지는 회사와 관리인의 후속 발표를 통해 드러난다.
대형마트 점포는 부동산이면서 고용 현장이고 동시에 지역 상권의 집객 장치다. 세 가지 성격이 한 건물에 들어 있어서, 점포 하나를 접는 결정은 회계상 손익 조정으로 끝나지 않는다. 인근 상가의 유동인구, 입점 협력업체 직원의 일자리, 지역 납품업체의 판로가 함께 움직인다. 축소 대상 목록이 언제 공개되느냐에 따라 이 사안의 파장을 가늠할 수 있다.
회생계획 인가는 시간을 벌어준 결정이다. 벌어들인 시간 안에 인수자를 찾고 협력업체 거래를 되살리지 못하면 계획안의 변제 조건은 종이 위 약속으로 남는다. 다음에 확인해야 할 것은 매각 절차의 착수 여부와 납품 재개 규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