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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출은 줄었는데 철강·석유화학 비중은 52.6%

곽동현·입력 2026. 09. 08. 오전 7:00:00
감축 성과와 생산 위축을 갈라 읽어야 하는 지난해 산업 배출 성적표
산업 부문 배출의 절반 이상을 두 업종이 차지한다
산업 부문 배출의 절반 이상을 두 업종이 차지한다 / ⓒ 브레스저널

지난해 국내 산업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3억162만t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줄어든 수치다. 그런데 이 총량 안에서 철강과 석유화학이 차지하는 비중은 52.6%로, 두 업종이 산업 배출의 절반을 넘겼다. 총량은 내려갔고 편중은 그대로 남았다.

기후솔루션은 국가온실가스종합관리시스템에 공개된 2025년 기업별 온실가스 명세서를 분석해 이런 결과를 내놨다. 분석 대상은 배출권 할당대상업체의 산업 부문 배출량이다. 기업이 직접 신고한 1차 자료를 업종별로 다시 묶은 셈으로, 총량 감소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따져볼 수 있는 근거가 된다.

기후솔루션은 배출량이 줄어든 원인을 친환경 공정 전환에서 찾기는 어렵고 생산 자체가 줄어든 결과라고 진단했다. 공장이 덜 돌면 배출도 덜 나온다. 이 경우 총량 곡선은 아래로 향하지만 단위 생산당 배출은 그대로여서, 경기가 회복되고 가동률이 올라가는 순간 배출량도 함께 되돌아온다.

석유화학 부문의 감축 폭은 약 1% 수준으로 제시됐다. 배출을 만들어내는 공정 자체는 달라지지 않았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기후솔루션은 주요 기업들의 감축 규모도 미미한 수준이라고 봤다.

배출 감소를 탈탄소 성과로 읽으려면 조건이 붙는다. 공정 전환이 실제로 얼마나 진행됐는지, 그리고 배출집약도가 개선됐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두 지표가 움직이지 않은 상태에서 총량만 내려갔다면 그것은 감축 실적으로 보기 어렵다.

공정 전환 시점이 향후 25년의 생산·고용 규모를 가른다
공정 전환 시점이 향후 25년의 생산·고용 규모를 가른다 / ⓒ 브레스저널

석유화학 쪽에는 정반대로 작용할 변수도 있다. 향후 설비 증설이 진행되면 절대 배출량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증설 규모와 가동 시점이 어떻게 잡히느냐에 따라 지난해의 감소분은 일시적인 것으로 끝날 수 있다.

기후솔루션은 철강 산업의 탈탄소 전환이 늦어질 경우를 따로 계량했다. 향후 25년간 약 1909조원의 생산·부가가치 효과와 72만개 일자리를 포기하게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고로 중심 생산 방식을 전제로 한 추정치이며, 전환 시점을 어떻게 잡느냐가 결과를 크게 좌우한다.

이 수치를 읽을 때 주의할 지점도 있다. 25년의 기산 시점과 화폐 기준연도가 함께 제시되지 않아, 1909조원이라는 금액의 시간 축을 정확히 놓기는 어렵다.

철강과 석유화학은 국내 제조업의 기초 소재를 대는 업종이다. 두 업종이 산업 배출의 절반을 넘게 차지한다는 것은, 산업 부문 감축의 성패가 사실상 이 두 곳의 공정 전환에 달려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나머지 업종에서 아무리 배출을 깎아도 52.6%를 건드리지 못하면 총량은 크게 움직이지 않는다.

확인해야 할 지표는 배출집약도다. 다음 해 명세서에서 총량이 또 내려갈지 아니면 반등할지보다, 생산 한 단위당 배출이 어디로 움직였는지가 전환의 실체를 보여준다. 가동률이 회복된 뒤에도 집약도가 낮아져 있다면 그때는 공정이 바뀐 것이고, 총량만 오르내린다면 지난해의 감소는 생산량 변동에 따른 것이 된다.

곽동현 기자 · Breath.E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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