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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그린 세계, 서울 광진구 갤러리에 걸렸다

배진경·입력 2026. 09. 06. 오후 6:00:00
정신질환 당사자 예술가 4인 초대전 '당신에게 닿는 세계' 10월 30일까지
국립정신건강센터 지하 1층 갤러리 M에서 두 달간 이어지는 초대전
국립정신건강센터 지하 1층 갤러리 M에서 두 달간 이어지는 초대전 / ⓒ 브레스저널

서울 광진구 용마산로 127. 국립정신건강센터 건물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갤러리 M이 나온다. 이곳에 지난 9월 1일부터 제주에서 작업해온 예술가 네 사람의 그림이 걸렸다.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가 10월 10일 정신건강의 날을 기념해 마련한 초대전 '당신에게 닿는 세계'다.

전시는 10월 30일까지 이어진다. 두 달에 걸친 일정이다.

초청된 작가는 김혁종, 김석현, 이래숙, 장희나 네 사람. 모두 정신질환을 겪었거나 겪고 있는 당사자이면서, 제주를 거점으로 창작을 이어오고 있다. 센터는 장애예술창작단체인 사단법인 누구나와 함께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

센터는 정신질환을 향한 편견을 걷어내고, 한 사람 안에 있는 고유한 세계를 들여다보면서 서로를 이해해보자는 취지로 전시를 기획했다.

갤러리 M이 이런 전시를 여는 게 처음은 아니다. 2024년 4월에도 같은 공간에서 사단법인 누구나 소속 작가들을 초대한 기획전 '멋진 어색함'이 열렸다. 사회의 편견에서 비껴난 사람들의 개성과 감성을 주제로 삼은 전시였다. 두 해 사이에 같은 단체와 두 번 손을 잡았다는 사실은, 이런 만남이 일회성 행사로 소비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네 사람은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제주에서 그림을 그린다. 정신건강 서비스도, 예술 창작을 뒷받침하는 인프라도 수도권에 몰려 있는 현실에서, 섬에서 작업을 이어온 사람들의 결과물이 서울 한복판 국립기관 전시장에 걸렸다.

편견을 걷어내는 일이 여전히 '전시'라는 형식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점도 남는다. 작품을 직접 보여주는 방식으로 설명을 대신해야 하는 상황 자체가, 우리 사회가 정신질환 당사자를 어떻게 대해왔는지를 말해준다.

그럼에도 벽에 걸린 것은 진단명 없는 작품이다. 관람객이 마주하는 건 네 사람이 각자 오래 붙들어온 색과 형태다.

갤러리 M은 국립정신건강센터를 찾는 사람이면 누구나 지나는 지하 1층에 있다. 진료를 기다리는 사람, 보호자, 직원이 오가는 통로 곁이다. 전시는 10월 30일 내려간다.

배진경 기자 · Breath.So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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