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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돌봄, 문은 열렸고 다음은 연결이다

배진경·입력 2026. 08. 21. 오후 7:26:00
전국 다섯 곳 동시 출범, 시민이 재는 것은 첫 방문까지 걸린 날짜
흩어진 돌봄 서비스가 한 사람에게 닿기까지 며칠이 걸리는가
흩어진 돌봄 서비스가 한 사람에게 닿기까지 며칠이 걸리는가 / ⓒ 브레스저널

퇴원 날짜를 통보받은 노인이 집으로 돌아갈 때 필요한 것은 돌봄이라는 단어보다 훨씬 구체적이다. 문턱을 넘게 해 줄 손잡이, 하루 한 끼의 밥, 약봉지를 열어 확인해 주는 손. 통합돌봄은 이 세 가지를 한 번의 연락으로 이어 주겠다는 약속에서 출발했다.

약속이 지켜졌는지는 조례의 문구로 확인되지 않는다. 첫 방문이 며칠 만에 이뤄졌는지로 드러난다.

이번 주 전국이 같은 문을 열었다. 고양과 제천, 인천 영종, 광주 광산구, 대구 수성구가 통합돌봄 시행을 알렸다. 해당 지역에 사는 사람은 이번 주부터 각 지자체 창구에서 신청 절차를 밟을 수 있다. 경기도는 사업들 사이의 중복과 칸막이를 스스로 문제로 꺼내 놓았다.

다섯 곳이 한 주에 문을 연 것은 분명한 성과다.

그러나 시민이 체감하는 것은 제도가 몇 곳에서 출범했는지가 아니다. 신청서를 낸 뒤 실제로 누군가 문을 두드리기까지 걸린 날짜다. 기관마다 자기 몫만 처리하고 나머지를 되돌려 보내는 방식이 남아 있으면, 통합은 서류 위에서만 일어난다. 칸막이를 걷어내지 못한 돌봄은 이름만 통합돌봄이다.

반론은 충분히 강하다. 출범 첫해에 완성도를 요구하는 건 무리라는 말이다. 전담 인력을 배치하고 병원과 복지관과 방문간호를 한 표에 올리는 데만도 여러 달이 든다. 초기의 삐걱거림을 곧장 실패로 부르면 어느 지자체도 새 사업에 손을 대지 않을 것이다.

옳은 지적이다. 그래서 오히려 지금이어야 한다. 첫해에 굳은 업무 관행은 이듬해에 되돌리기가 훨씬 까다롭다.

부서끼리 서로 넘기던 서류가 한 해 쌓이면 그 지역에서는 그 방식이 당연한 절차로 굳는다. 고양이든 수성구든, 두 번째 해에 고치는 비용은 첫해보다 늘 비싸다.

돌봄을 받는 쪽은 이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 여러 창구를 돌며 같은 내용을 몇 번씩 설명해 본 사람들이고, 말이 어디서 끊기는지 직접 확인한 사람들이다. 이들을 도움의 수신자로만 두는 한 칸막이는 눈에 띄지 않는다. 막힌 지점을 말할 통로를 열어 두는 편이 어떤 점검표보다 정확하다.

경기도가 중복과 칸막이를 스스로 짚은 것은 그래서 눈여겨볼 만하다. 자기 사업의 약한 곳을 공개적으로 지목한 곳은 그것을 재는 지표도 만들게 된다. 고양과 제천, 영종, 광산구, 수성구에서도 비슷한 목록이 나올 수 있다.

연말이면 각 지역은 몇 명을 연계했는지 발표할 것이다. 그 발표에 신청부터 첫 서비스까지 걸린 평균 일수가 한 줄 들어가는지 보면 된다.

배진경 기자 · Breath.So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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