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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28만, 범인을 잘못 지목했다

곽동현·입력 2026. 08. 18. 오후 6:18:00
AI 탓으로 돌리는 순간 사라지는 훈련비 청구서
신입이 배우던 과정이 빠져나간 사무실의 하루
신입이 배우던 과정이 빠져나간 사무실의 하루 / ⓒ 브레스저널

올해 여러 회사에서 신입 채용 계획이 접혔다. 한국은행 통계에서 청년 고용은 28만 줄었고, 발표 당일 해석은 한 줄로 모였다. AI가 삼켰다는 요약이었다. 그 요약이 지워 버리는 청구서가 있다.

같은 기간 50대 고용은 17만 늘었다. 기계가 사람을 밀어내는 힘이 세대를 골라 가며 작동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대멸종은 없었다'는 반론이 같은 통계 위에서 나온 이유다.

청년 고용 28만 감소는 기술이 벌인 일이기 전에, 기업이 신입을 가르치는 비용을 장부에서 뺀 결과에 가깝다. 신입은 첫해에 회사에 이익을 거의 남기지 않는다. 배우는 동안 드는 비용을 회사가 떠안고 몇 해 뒤 숙련으로 돌려받는 거래, 그게 신입 채용이었다.

거래를 접으면 훈련비는 개인과 학교와 사회로 옮겨 간다. 누가 대신 냈을까.

AI가 신입의 몫을 대신한다는 말은 절반만 맞다. 생성형 AI는 문서 초안이나 코드 조각을 사람보다 빨리 뽑아 주는 도구다. 초안이 틀렸는지 알아보는 눈까지 뽑아 주지는 못한다.

그 눈은 초안을 백 번 써 보고 백 번 지적받은 사람에게 생긴다. 지적해 줄 선배와 지적받을 신입이 한 공간에 있어야 생긴다.

접힌 훈련비는 사라지지 않고 개인 쪽으로 옮겨 간다
접힌 훈련비는 사라지지 않고 개인 쪽으로 옮겨 간다 / ⓒ 브레스저널

반대편 논리는 만만치 않다. 채용을 줄인 회사들이 실제로 AI 도구를 들였고, 신입에게 맡기던 반복 업무가 줄어든 것도 사실이다. 없는 수요를 만들어 사람을 뽑으라 요구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28만과 17만이 같은 기간에 찍혔다는 점은 설명되어야 한다. 50대 고용이 늘어난 쪽으로 간 사람들은 훈련이 끝난 인력이었다.

기업이 줄인 것은 노동보다 훈련이었다.

지금 빠져나간 28만은 몇 해 뒤 경력직 공고에 응답할 사람이 되지 못한다. 그때가 되면 회사는 훈련된 인력이 없다고 말할 테고, 17만의 상당수는 현장을 떠나는 나이에 닿는다. 대가는 없어지지 않는다. 지불 시점이 미뤄질 뿐이다.

'AI 범인론'이 굳으면 처방도 좁아진다. 재교육 예산과 강좌 목록이 대책의 전부가 되고, 훈련비를 누가 나눠 낼지는 논의에서 빠진다. 기술은 반박하지 못하니 편한 피고다.

지금 신입을 뽑지 않는 회사는 몇 해 뒤 훈련된 인력을 구하지 못한다. 재교육 예산만으로는 그 공백이 메워지지 않는다. 28만이 다음 통계에 다시 찍히기 전에 결정해야 할 것은 훈련비를 누가 부담하느냐다.

곽동현 기자 · Breath.T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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