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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법정공시 2027년 시작, 준비도는 13.9%

곽동현·입력 2026. 08. 06. 오전 7:40:00
자본시장법 개정안 발의, 인증 의무는 2029사업연도부터
자율공시로 흩어져 있던 ESG 정보가 사업보고서 한 곳으로 모인다
자율공시로 흩어져 있던 ESG 정보가 사업보고서 한 곳으로 모인다 / ⓒ 브레스저널

2027년 1월 1일 이후 시작하는 사업연도부터 일정 규모 이상 상장법인은 지속가능성 정보를 사업보고서에 적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이 지난 5일 대표발의한 자본시장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담긴 일정이다. 개정안은 자금조달과 재무상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지속가능성 관련 사항을 의무 기재 대상으로 규정했다. 적용은 기업 자산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지금까지 국내 ESG 정보 공개는 한국거래소 자율공시였다. 법정 의무가 없으니 무엇을 어디까지 쓸지는 기업이 골랐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이 정보가 법정공시 서류인 사업보고서 안으로 들어간다.

공시 대상 법인의 자산 규모와 공시 항목은 법률에 직접 쓰지 않고 대통령령에 넘겼다. 자산 10조원 이상을 1단계 대상으로 제시한 설명도 나왔으나, 개정안 조문에 그 수치가 박혀 있는지는 따로 확인해야 한다. 지난 7월 8일 당정협의에서 확정된 지속가능성 공시 제도화 방안의 후속 입법이라는 점이 법안 설명에 명시돼 있다. 금융위원회와 여당 정책위원회가 논의를 거쳐 함께 마련했다는 설명도 붙었다.

12월 결산법인 기준으로 2027사업연도 내용은 2028년 제출 사업보고서에 처음 실린다. 독립된 제3자의 인증 의무는 여기서 두 해를 더 미뤄 2029년 1월 1일 이후 개시하는 사업연도부터다. 인증받은 정보가 실제로 공시되는 시점은 2030년 제출분이 된다.

코스피 상장사가 낸 ESG 자율공시 208건 가운데 한국 지속가능성 공시기준(KSSB)을 반영한 비중은 13.9%에 그쳤다. 열 곳 중 아홉 곳 가까이가 여전히 다른 틀로 보고서를 쓰고 있다는 뜻이다. 이 집계의 대상 범위와 반영 여부를 가른 기준은 공개된 설명이 짧다.

국내 10대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목표 공시를 비교한 분석에서도 편차가 확인됐다. 전환계획을 어디까지 적었는지, 기후위험의 재무영향을 어떤 범위와 산식으로 따졌는지, 경영진 보상에 기후 성과를 연결했는지가 기업마다 달랐다. 현대차와 LG전자는 제품 사용단계의 정량 감축목표를 제시했고, SK하이닉스와 LG전자는 기후 성과 지표를 보상과 연계했다.

인증 시장을 새로 여는 조항도 들어갔다. 인증기관은 자기자본 10억원 이상과 전문인력, 이해상충 방지체계 요건을 갖춰 금융위원회에 등록해야 한다. 이해상충 방지 의무를 어기거나 인증기준을 위반해 허위 인증보고서를 쓰면 인증보수의 5배 이내 과징금과 벌칙이 따른다. 등록취소와 업무정지, 형사처벌도 함께 규정했다.

책임 완화 장치는 초기 3개 사업연도에 몰려 있다. 이 기간의 행정·민사·형사책임 면제 범위를 두고 설명이 갈리는데, 고의에 의한 허위공시를 면책에서 빼는 쪽과 형사책임만 3년간 면제한다는 쪽이 함께 나온다. 추정이나 예측처럼 불확실성이 따르는 정보는 3년이 지난 뒤에도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으면 손해배상책임과 형사책임을 지지 않는다.

공시기준과 인증기준은 금융위원회가 증권선물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제 기준을 고려해 만든다. 기준이 나오는 시점과 기업의 보고서 작성 주기가 어긋나면 첫 사업연도 공시의 질이 흔들릴 수 있다.

법률이 정한 것은 시작 연도뿐이다. 어느 기업이 대상이 되고 무엇을 몇 항목까지 써야 하는지는 대통령령이 정하고, 그 내용이 공개돼야 기업은 자기 보고 체계를 어디까지 뜯어고쳐야 하는지 알 수 있다. 2027년 1월 1일까지 남은 시간은 한 해 다섯 달이다.

곽동현 기자 · Breath.E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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