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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성 북소리에 석류꽃이 핀다, 야간 미디어아트 12곳

김범수·입력 2026. 08. 03. 오후 2:29:00
8월 14일 진주 시작 11월 8일까지, 지난해 8곳에서 4곳 늘어
진주성 촉석루 외벽에 빛으로 피어나는 석류꽃
진주성 촉석루 외벽에 빛으로 피어나는 석류꽃 / ⓒ 브레스저널

올해 국가유산 야간 미디어아트가 전국 12개 지역에서 열린다. 국가유산청과 국가유산진흥원은 '2026 국가유산 미디어아트'를 8월 14일 진주성에서 시작해 11월 8일까지 순차 개최한다고 오늘 밝혔다. 지난해 8개 지역에서 4곳이 늘었다. 미디어파사드와 혼합현실(MR), 가상현실(VR)에 인공지능(AI)까지 붙는다.

개최지는 진주를 필두로 군산, 경주, 익산, 부여, 강화, 철원, 아산, 통영, 양산, 청주, 여수로 이어진다. 프로그램은 '왕도와 문명의 빛', '수호와 평화의 빛', '도시와 일상의 빛' 세 갈래로 묶였다.

진주성은 8월 14일부터 9월 6일까지 '가온누리 진주성도'를 내건다. 관람객이 북을 치면 촉석루 벽면에 석류꽃이 피어난다. 공북문과 김시민 장군 동상도 연출에 쓰인다.

빛은 돌과 나무를 건드리지 않는다. 이것이 미디어아트가 유산 활용의 통로로 자주 선택되는 이유다. 그러나 밤새 켜지는 조명이 목조 부재와 안료, 그 주변에 깃든 생물에게 무해하다고 단정할 근거는 따로 밝혀지지 않았다.

익산 미륵사지에서는 사라진 높이 30m 목탑을 미디어파사드로 세우고, 남은 목탑터와 동·서 석탑에 조명과 레이저를 얹는다. 9월 4일부터 27일까지다.

같은 기간 경주 대릉원에서는 '대릉원, 영원-천년의 시간을 넘어 영원으로'가 열린다. 경주 분지가 만들어진 시절부터 신라가 고대 국가로 자라나는 과정, 그리고 황금 문화를 훑는다.

부여 정림사지는 9월 7일부터 27일까지 사비 백제의 황금기를 이끈 박사(博士)의 지혜를 다룬다. AI를 얹은 체험이 여기 들어간다. 백제의 지식을 관람객이 따라가는 형식이다.

사라진 목탑을 빛으로 다시 세우는 미륵사지 연출
사라진 목탑을 빛으로 다시 세우는 미륵사지 연출 / ⓒ 브레스저널

강화 고려궁지에서는 9월 11일부터 10월 4일까지 '강화 고려 39년, 찬란한 빛을 다시 잇다'가 열린다. 전란 속에 옮겨 앉았던 궁궐을 미디어파사드와 레이저로 가상 복원한다. 아산 이충무공 유허는 9월 18일부터 10월 11일까지, 명량과 노량의 장면을 유적 안 연못 위에 띄운다.

나머지 개최지의 성격도 각각 다르다. 군산은 근대역사박물관과 옛 군산세관 본관을 무대로 '빛을 품은 군산번화구경'을 올린다. 철원 노동당사는 분단과 평화를 다룬 '평화 비상'을, 통영 삼도수군통제영은 세병관에서 '융성의 시간, 그리고 빛의 시대'를 연다.

양산 통도사는 경내 전 구역에 걸쳐 '통도, 고요에 이르다'로 수행의 여정을 따라간다. 청주는 용두사지 철당간과 원도심을 묶어 '빛으로 여는 청주의 보물'이라는 도심형 연출을 시도한다.

여수 진남관은 전면 해체 보수를 마쳤다. 재건이라는 말을 그대로 제목에 얹은 '진남관, 빛으로 재건(再建)하다'가 승전과 귀환을 다룬다.

야간 운영 시각과 관람료, 예약 방식 같은 실무 정보는 지역마다 다르게 정해진다. 공식 누리집(www.kh.or.kr/visit)에 지역별 안내가 올라온다.

가장 이른 문은 진주성이다. 8월 14일 밤, 북채를 잡은 사람의 팔이 움직이고 촉석루의 목재 위로 붉은 꽃이 번질 것이다. 꽃은 지워지고 나무는 남는다. 그 순서를 지키는 일이 뒤에 오는 곳들의 숙제로 남는다.

김범수 기자 · Breath.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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