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스저널 The Breath Journal

굴뚝 셋, 연기는 없다

편집부·입력 2026. 07. 27. 오후 3:35:00
멈춘 설비와 비계에 감긴 건물이 한 화면에 들어와 있다
가동이 멎은 동안에도 값은 흐른다
가동이 멎은 동안에도 값은 흐른다 / 사진 Ivan Chumak · Pexels

굴뚝이 셋이다. 흐린 하늘을 곧게 밀어 올리며 화면 한가운데에 서 있고, 높이도 간격도 거의 같다. 꼭대기를 두른 금속 테만 하얗게 빛나고 몸통은 아래로 갈수록 회색이 짙어진다.

색이라 부를 만한 것이 사진 어디에도 없다. 연기도 없다.

한낮인지 해질 무렵인지 가늠되지 않는 빛이다.

세 개의 입구가 모두 비어 있다는 점에 시선이 오래 걸린다. 설비는 서 있고, 가동은 멎어 있다. 발전 설비는 돌리지 않는 날에도 유지비와 이자를 요구한다.

굴뚝을 셋이나 세운 쪽은 그만큼의 수요가 오래갈 것으로 봤을 테고, 그 예상이 늦게 어긋날수록 부담은 콘크리트 높이만큼 쌓인다. 화석연료에서 빠져나오는 과정의 값은 대개 이런 모습으로 드러난다. 쓰이지 않으면서 허물기에는 너무 큰 것들이 남는다.

오른쪽 가장자리를 다시 본다. 나무 위로 머리만 내민 낮은 건물 한 채가 비계에 통째로 감겨 있다. 처음 볼 때는 굴뚝에 눈이 쏠려 지나쳤던 부분이다.

한쪽에서 불이 꺼져 있는 동안 다른 쪽에서는 무언가가 올라가는 중이다. 산업 전환은 폐쇄와 착공이 같은 담장 안에서 동시에 벌어지는 일에 가깝고, 이 사진은 그 두 장면을 한 프레임에 넣어 두었다.

화면 아래 3분의 1은 나무다. 왼쪽 수풀이 가장 검고 오른쪽으로 갈수록 옅어진다. 굴뚝의 밑동은 잎에 잘려 보이지 않는다. 저것들을 세울 당시 나무는 이 높이가 아니었을 것이다.

구름의 회색과 콘크리트의 회색이 거의 같다. 셋 중 어느 것이 하늘을 가린 쪽인지, 한 번 더 보게 된다.

편집부 · Breath.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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