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스저널 The Breath Journal

네 손이 만든 낮은 지붕

편집부·입력 2026. 07. 15. 오후 2:58:00
식탁 위에 포개진 손, 그 아래로 나무와 천의 경계가 지나간다
잡는 손과 잡히는 손은 쉽게 갈리지 않는다
잡는 손과 잡히는 손은 쉽게 갈리지 않는다 / 사진 T Leish · Pexels

네 개의 손이 연한 소나무 식탁 위에서 서로를 감싸고 있다. 왼쪽에서 건너온 손은 회청색 셔츠 소매를 접었고, 오른쪽에서 온 손은 오트밀빛 니트 밖으로 손등을 내놓았다. 창에서 들어온 빛이 힘줄과 검버섯, 굵어진 마디를 하나씩 짚어준다.

얼굴은 화면 어디에도 없다. 그런데도 두 사람이 함께 지나온 세월이 손등에 다 적혀 있다.

돌봄은 대개 이런 모양으로 시작한다. 약봉지를 열고, 단추를 채우고, 식은 국을 데우고, 밤에 몇 번씩 방문을 열어보는 일은 전부 손끝에서 이뤄진다. 그런 노동은 좀처럼 기록되지 않는다.

집 안에서 일어나고, 값이 매겨지지 않고, 하는 사람조차 일했다고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돌봄을 사회가 함께 나눠 지자는 이야기가 오래 오갔어도, 많은 몫은 여전히 마주 앉은 두 사람의 손 사이에 머문다.

화면 아래쪽을 다시 본다. 매끈한 나무가 끝나고 성근 갈색 직물이 비스듬히 지나간다. 포개진 손들은 그 경계 위에 얹혀 있다.

소맷부리도 서로 다르다. 왼쪽 셔츠는 줄이 반듯하게 서 있고, 오른쪽 니트는 여러 번 빨아 늘어난 끝단이 손목을 덮었다. 한 사람은 밖에서 돌아왔고 한 사람은 종일 이 식탁을 지켰을 것이다. 돌봄이 한쪽으로 기우는 흔한 사정이 옷깃의 결에 조용히 들어와 있다.

다시 보면 누가 잡고 누가 잡혔는지 쉽게 갈라지지 않는다. 손등을 덮은 손도 아래에서 받쳐진 손도, 서로에게 기대어 겨우 낮은 지붕 하나를 만들어놓았다.

편집부 · Breath.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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