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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공시, 2028년 107개사부터 법정공시로

곽동현·입력 2026. 07. 09. 오후 1:45:00
초안 30조 원 기준 폐기, 스코프3은 2031년까지 유예
2028년 107곳에서 시작해 적용 문턱이 단계적으로 낮아진다
2028년 107곳에서 시작해 적용 문턱이 단계적으로 낮아진다 / ⓒ 브레스저널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2026년 7월 8일 당정협의회에서 '지속가능성 공시 제도화 방안' 최종안을 확정했다. 2028년부터 연결자산총액 10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는 기후 부문 지속가능성 정보를 공시해야 한다. 첫 적용 대상은 2027 회계연도 정보다. 대상 기업은 107곳으로 집계됐다.

2026년 2월 금융위원회가 내놨던 초안과 비교하면 문턱이 크게 내려갔다. 초안은 2028년 연결자산 30조 원 이상, 2029년 10조 원 이상을 적용선으로 제시했다. 30조 원 기준을 그대로 적용했다면 대상은 약 57곳에 그쳤다.

최종안은 그 두 배 가까운 기업을 첫해부터 제도권 안에 넣었다. 확대 배경으로는 글로벌 기관투자가의 요구와 공시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는 점이 거론됐다.

2029년에는 적용 기준이 연결자산 5조 원 이상으로 낮아지고 대상은 157곳으로 늘어난다. 2조 원 이상까지 넓힐지는 2028~2029년 공시 상황을 평가한 뒤 2030년에 다루기로 했다. 이 선까지 내려가면 259곳이 대상권에 들어온다.

공시의 법적 성격이 바뀐 점이 더 큰 변화다. 초안은 거래소 공시를 거친 뒤 법정공시로 옮겨가는 2단계 경로를 상정했다. 최종안은 그 단계를 없애고 2028년부터 곧바로 자본시장법상 사업보고서에 지속가능성 정보를 싣도록 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2026년 안에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한다.

사업보고서에 들어간다는 것은 허위 기재나 중요사항 누락이 손해배상과 행정제재,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충격을 줄이는 장치도 함께 붙었다. 제도 도입 초기 3년간은 자본시장법상 손해배상·행정제재·형사처벌 적용을 면제한다. 고의적인 그린워싱은 예외로, 면책 기간에도 손해배상과 행정책임을 진다. 면책이 끝난 뒤에도 미래 예측 정보나 온실가스 배출량 추정치, 협력업체 같은 제3자에게서 받은 정보는 합리적 근거를 갖춰 성실히 공시했다면 책임을 묻지 않는 세이프하버가 적용된다.

공시 항목의 범위도 정해졌다. 의무 대상은 기후 부문이고, 기후 외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는 선택 공시로 남았다. 배출량 산정 범위에서 가장 논란이 컸던 스코프3은 초안대로 3년 유예를 유지해 자산 10조 원 이상 기업이 2031년부터 적용받는다.

스코프3은 원재료 조달과 운송, 제품 사용과 폐기까지 가치사슬 전반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말한다. 금융위 김미정 공정시장과장은 중소 협력사의 부담을 이유로 유예를 그대로 뒀다고 설명했다.

제도의 실효성을 두고 평가는 갈린다. 다수 제조·유통 기업에서 배출량의 상당 부분은 스코프3에 몰려 있다. 사회 지표가 선택 공시로 빠진 것까지 함께 놓고 보면, 2028년 첫 공시가 담아낼 정보의 폭은 제도 이름이 주는 인상보다 좁다. 반대편에서는 법정공시 전환과 대상 확대만으로도 기업이 감당할 몫이 급격히 커졌다고 본다.

기업 쪽 대응은 발표 전날인 7월 7일에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를 포함한 경제단체들은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이행 지원책을 요구했다. 시민사회 쪽에서는 환경운동연합과 참여연대 등이 지난 4월 27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 기자회견에서 로드맵이 후퇴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해외 사례를 감안할 때 도입 시기를 앞당기는 편이 낫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번 수정안이 일본보다 적극적인 안이라고 평가했다.

제3자 인증은 2030년 의무화가 목표이며, 인증 제도의 설계는 자본시장법 개정 과정에서 함께 다뤄질 예정이다.

2028년 시행이 지켜지려면 자본시장법 개정이 올해 안에 마무리돼야 하고, 면책 범위와 제재 요건의 실제 문언도 그 과정에서 확정된다. 기업 입장에서 준비 기간은 2027 회계연도가 시작되기 전까지로 1년 반이 채 남지 않았다.

곽동현 기자 · Breath.E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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